現 정부와 차별화 통한 대선 전략일환 ‘의심’

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는 뚜렷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14분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이 가닥을 잡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지급 방침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썼다.

제3자 인용하는 식으로 썼지만 여권에서는 사실상 친문 후보들과 차별화를 통해 본격적인 세물이와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 대통령과 차별화?]

이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지사는 “젊은 남편이 너무 살기 힘들어 아내와 함께 결혼반지를 팔고 돌아와,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고 밤새 하염없이 우는 아내의 어깨를 싸안고 같이 울었다는 글을 봤다. 짧은 글을 읽는 동안 어느새 제 눈에서도 눈물이 난다”며 “그러나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이어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며 “적폐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선별지원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사는 “어쩔 수 없이 선별 지원하게 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도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현 정부와 차별화 통한 대선 전략일환 ‘의심’]

하지만 여권에서는 이 지사의 발언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지사가 여권내 친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낙연 대표와 1위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다 비문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재난지원금을 통해 친문 대권 주자와 현정부와 차별화를 통한 대선 전략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역대 대통령중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1987년 국민 직선에 의한 대통령 선출제가 자리잡은 민주화 이후 진보, 보수를 떠나 5년 단임 정권 말에 반복됐다.

김영삼(YS) 대통령의 임기말인 1997년 10월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는 대놓고 YS의 탈당을 요구했다. 당 행사에선 YS 인형이 등장해 주먹과 발길질이 이어졌다. 결국 YS는 다음 달 신한국당을 탈당했다.

김대중(DJ) 대통령 임기 후반기엔 DJ의 세 아들인 홍일·홍업·홍걸, 이른바 홍삼트리오의 줄구속 사태 속에서 재선그룹인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천·신·정)의 '정풍운동'이 여권을 강타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는 당시 '노무현의 황태자'로 불렸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도전장을 내민 대권 후보중 성공률은 매우 낮았다.

이회창 총재는 대선에 잇따라 도전했지만 패배했고, 정동영 의장은 2007년 대선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사상 최대인 500만표차로 참패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시 ‘반기’를 들었던 유승민 전 의원은 2017년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6%대 득표율에 그쳤다.

[역대 살아있는 권력 대항...성공율 ‘낮아’, 이재명은...]

한편 이 지사는 이런 정치적 해석을 의식한듯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정부 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며 "저의 견해를 '얄팍한 갈라치기'에 악용하지 말라. 저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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