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호남진군’ 전략, 열대성‧일회성 ‘스콜 현상’ 아니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가 5일 충북 단양군 매포읍 삼곡1리 마을에서 수해 현장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가 5일 충북 단양군 매포읍 삼곡1리 마을에서 수해 현장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끝 모를 장맛비가 밤낮으로 퍼붓고 있다. 기상청이 금주 중 장마 종료를 예보하지만 ‘오보 청’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이번 장마가 언제 끝날지 모를 일이다.

수천 명의 수재민과 전례가 드문 4차 추경 필요성까지 나오고 있어 코로나 와중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든 국민들이 힘든 나날들이다. 비 피해가 있을 때면 의례적으로 정치권의 수해현장 봉사활동은 낯이 익는 장면이지만 올해는 장마 속에서 정치권의 수해현장 사진과 뉴스가 유별나다.

그중에서 단연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미래통합당의 호남지역 수해현장 봉사활동 관련 뉴스들이다. 통합당의 호남지역 수해현장 방문은 단순한 ‘일회성 봉사활동’이 아닌 최근의 정국상황과 관련 ‘호의적인 여론’이 급상승함에 따른 ‘전략적 행보’이기에 더욱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선 이후 지리멸렬했던 제1야당의 존재감이 정부 여당의 ‘실책’과 ‘악재’에 힘입어 그 반사이익으로 인한 지지율 상승이라는 데는 통합당 역시 별 이견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어쨌든 통합당이 상승세의 여론을 ‘굳히기’ 내지는 ‘뒤집기’로 거대 여당을 견제하려는 지렛대로 활용코자 하는 ‘전략과 의지’가 여느 때 하곤 확연히 다르기에 최근의 상승국면의 야당 지지율에 주목하는 것이다.

지난 1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지율은 민주당이 35.1%, 통합당은 34.6%로 민주당은 하향세가 지속됐고, 통합당은 상승세다.격차는 불과 0.5%다.

특히 주목할 것은 여당의 텃밭이자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뒷심’이 되고 있는 호남(광주전라)에서는 18.7% 지지율로 지난주보다 무려 6.0% 급등했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권의 잇따른 성추문사건과 부동산 대책, 과도한 집권 여당의 ‘단독플레이’ 등이 성난 민심을 자극하여 통합당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과거 익숙히 접했던 장외투쟁보다 의회 내에서 최근 보기 드문 ‘논리적, 합리적 대응의 진수’로 일컫는 윤희숙 의원의 ‘격정적 부동산 공감 울분’ 토로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제1야당의 불모지에서 통합당이 그 어떤 ‘결기’를 가지고 ‘승부수’를 띄우고 진정성을 보여준다면야 뭐 그리 욕할 일도 일시적인 반사이익이라고 ‘빈정거릴 일’도 결코 아니다. 어쩌면 제1야당의 당연한 도리이자 자세일 것이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과연 통합당의 전체적인 지지율 상승과 특히 호남에서의 지지율 급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인 것은 통합당의 ‘호남 진군 전략’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다.

통합당의 전신부터 보수 야당은 잊혀질만 하면 ‘5.18 폄훼’와 호남의 개혁적 정치색채와 성향을 가지고 ‘색깔론’에다 그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을 ‘호남당’으로 공격하는 등 특정 지역을 정치적으로 에워싸고 고립시키는 ‘비 확장적 차단 전략’에 몰두해온 것이 여전히 아픈 기억들로 자리 잡고 있다.

‘호남의 기억’은 한국 정치사에서 ‘아프고 슬픈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기에 이 길고도 긴 장마 피해 속에서 며칠간 ‘삽질’ 해준다고 소멸될 기억은 아닐 것이다.

통합당도 이런 면을 잘 알기에 이번엔 ‘외형적, 일시적’ 기획행사 차원보다 당 정강 정책에 5‧18 민주화운동 의미를 담기로 한다거나 다음 주에는 5‧18 묘역을 참배하고 ‘호남의 마음을 읽겠다’는 다짐을 하는 등 ‘내면으로부터의 변화전략’을 추구하는 듯하긴 하다.

정부 여당의 애타는 각종 대책에도 급부상하고 있는 야당 지지율에 집권 여당은 크게 속상할 것이다.

그러나 지리멸렬했던 제1야당이 ‘과거로부터의 탈피’, 새로운 전략으로 건전하고 생동감 있는 보수 야당으로 새로이 탄생한다면 이 또한 눈여겨 볼만한 ‘야당 정치의 의미 있는 변화’이며 진정성을 지켜볼 일이다.

통합당의 ‘호남 구애 전략’이 한여름 ‘스콜 현상’처럼 장맛비에 잠시 왔다가 소멸되는 ‘열대야 현상’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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