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2019년 12월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적인 감염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좀체 사그라지지 않은 채 2020년 1학기가 끝나고 있다.

이러한 코로사 감염사태는 사회 곳곳에 예기치 않은 문제들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이에 따라 정부의 관련 부처가 이러한 문제에 얼마나 기만하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해당 기관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학생들의 봉사실적을 상급학교 진학 시 참조하도록 하고 있어 모든 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은 봉사 활동 실적을 쌓기 위해 봉사 활동 정보를 수집하고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부는 봉사 활동 실적과 관련해 대학교 진학의 경우 완화한다고 하고 있으나 고등학교 진학의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이 없다.

더욱이 2020년은 코로나 감염사태로 인해 봉사기회도 사라지다시피하고 또 감염의 위험 때문에 설사 봉사기회가 있어도 선뜻 참여하기도 어렵게 됐다.

학생과 학부모는 올해 봉사실적을 어떻게 채우냐고 하소연하고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부의 공식적인 설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봉사 활동이란 '자발적인 의도에서 개인이나 단체로 다른 사람을 돕거나 사회에 이바지하는 무보수의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으로 스스로 원해서 하는 활동'으로 때문에 봉사 활동을 '자원봉사 활동', '자원 활동' 등과 같이 부르기도 한다.

봉사 활동은 영어로는 볼런티어리즘(voluntarism)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볼런타스(voluntas)에서 유래하였다. 그래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을 영어로 지칭할 경우는 볼런티어(volunteer)라 한다.

자원봉사 활동은 자발성(자주성), 무보수성(무급성), 복지성(공공성), 이타성(사회성), 지속성(계획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교현장에서의 봉사 활동은 ‘학습의 과정’이라는 성격을 지니게 된다는 점에서 일반 성인들의 자원봉사 활동과는 의미가 달라진다.

일반 성인들의 봉사 활동은 자발적 선택에 의한 활동으로 개인이나 단체가 무보수로 이웃이나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행위이지만 학생의 봉사 활동은 학교의 의도적 계획에 따라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다른 사람과 사회를 위해 일하는 봉사를 체험하는 활동으로서 일련의 교육 과정으로 운영되며, 활동 결과 역시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활동 내용이 학교생활 기록부에 기록된다는 면에서 일반적 의미의 자원봉사와는 다른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다.

물론 자원봉사를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로 보상을 얻는다. 보람이나 경험 등의 정신적 보상이나 교통비나 식사비, 소정의 활동비 등을 받는 금전적 보상이 그것이다. 그 밖에도 취업 또는 진학에 도움이 되는 경력을 쌓기 위한 목적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

필자가 모 행정기관의 활동심사를 할 때의 일이다. 성과가 매우 양호한 어떤 사업이 갑자기 중지되었기에 그 사유를 물어보니 그 업무를 자원봉사자가 담당했는데 그 봉사자가 다른 직장에 취업하여 중단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자원봉사에 기대어 국가의 예산 없이 사업을 벌인 것이다. 자원봉사가 남용되면 고용률을 떨어뜨리게 되기도 한다. 멀쩡한 일자리를 없애고 재능기부 자원봉사자를 찾거니,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가행사에 통역 등의 고급인력을 자원봉사로 모집하거나 하는 것들이 그러한 예이다.

학생들의 봉사실적을 상급학교 진학에 사용하는 것도 사실 자원봉사의 악용사례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한다.

한국의 중·고등학교에서는 봉사 활동이 내신에 반영되기 때문에 봉사 활동 의미가 크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의 사정상 학업과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강제적으로 봉사를 시키는 데에 많은 문제가 있다.

때문에 학생 봉사 활동 제도를 불합리한 제도와 권위를 이용해 강제적인 노동 착취적 요소가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하기 싫어도 학교라는 권위를 이용해서 하기 싫은 것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견해도 있다. 10대 중고등학생들한테 시킬만한 업무는 청소, 행사 보조, 복지관 도우미 정도이다.

게다가 최근 학생이 결석 등의 이유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참여한 것처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해 학생들의 봉사활동 실적을 부풀린 고등학교들이 교육청 감사를 통해 무더기로 적발돼 요즘 사회의 화두가 되어 있는 공정성이 의심되는 일도 있다.

학생 봉사 활동은 교육 목적상 보다 면밀히 검토돼야 할 요소가 많으며 이를 수행해야만 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도 상당한 사업이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게다가 현재와 같이 코로나 전염으로 인해 봉사기회가 거의 사라지고 전염에 대한 부담도 있어, 2020년의 학생봉사실적 방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크다.

몇몇 학교에서는 올해 수행하게 되어 있는 20시간은 자원봉사 실적에 제외된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아무런 공지가 없는 학교도 다수 있다고 한다.

봉사실적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가 미흡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매우 답답해하고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봉사실적에 대한 방침의 변화가 있는지, 기존의 방침을 고수할지 등에 대해 좀 더 확실한 방식을 통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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