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통신 선정 ‘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 양자 대결…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경매 입찰액 742억원에서 출발…757억원→797억원→1414억원→1955억원 증가
제4통신 효과 일반 소비자 체감 어려울 듯…독과점 틈 발생으로 향후 통신비 완화 기대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최양수 기자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3사(社)의 독과점 구조가 깨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와 미래모바일 주도의 컨소시엄 마이모바일이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한 5세대 이동통신(5G·IMT-2020) 28㎓(기가헤르츠·GigaHertz) 주파수 대역 경매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지난 26일 경매 첫날 세종텔레콤이 중도 포기하면서 양자 대결 구도가 전개 중이다.

이번 경매는 다중라운드 오름입찰 방식으로 최대 5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만약 양사 모두 최종 라운드까지 남아있다면 밀봉입찰로 최종 승자를 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정한 최소 입찰 금액 이상을 각자 써내고 그중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에 주파수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2파전 구도를 형성 중인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은 제4이동통신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상당한 ‘실탄’을 확보한 상황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고, 마이모바일은 글로벌 통신기업 보다폰과 협력해 향후 전국망 구축을 위해 1조원까지 자본금을 증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경매는 끝까지 가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0라운드 중 첫날 6라운드, 둘째 날 14라운드, 셋째 날 25라운드까지 마쳤으며 30일 4일차 경매에서 38라운드까지 진행됐다. 현재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제4이동통신 사업자는 31일 오후에는 최종 결판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 첫날 742억원에서 출발한 입찰가는 첫날 757억원, 2일 차 797억원으로 각각 오른 바 있다. 3일차 경매 결과 최고 입찰액이 1414억원으로 하루에만 617억원이나 급등했다. 또 4일 차 경매에서 1955억원까지 뛰며 나흘 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2000억원대 초반이었던 기존 통신 3사의 28㎓ 대역 주파수 낙찰가 기록을 깰 것이 확실 시 된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재개된 지난 29일 오전 마이모바일 윤호상 입찰대리인(왼쪽)과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위한 5G 28㎓ 주파수 대역 경매가 재개된 지난 29일 오전 마이모바일 윤호상 입찰대리인(왼쪽)과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4이동통신 사업의 도입은 윤석열 정부가 통신 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3각 구도를 깨고 시장경쟁 활성화라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통신시장 과점 체계 해소,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등 새로운 시장 구조를 만들고 서민 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한 방으로 적극적으로 추진에 나섰다.

이번 경매를 통해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는 신규 사업자는 할당일로부터 3년차까지 전국에 기지국 6000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누가 되든 신규 이통사는 우선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business to business) 사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usiness to Consumer) 사업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

28㎓ 주파수 대역은 초고속 5G 서비스가 가능한 대신 장애물을 피해 멀리까지 도달하는 회절성이 약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하는 단점이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이모바일 역시 대학, 공항, 경기장, 공연장 등에서 28㎓ 대역을 활용한 B2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해 자율주행 시범 구간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 주파수 대역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어 당장 제4이동통신사 출범 효과를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다만 통신 3사의 독과점 구조에 틈이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 기존 통신 3사의 통신비 완화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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