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합산 영업이익보다 2.7%↑
5G 스마트폰 LTE 가입·3만원대 5G 요금제 ARPU 하락 예상
CEO마다 신사업 재차 강조

이통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4조500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각 사
이통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4조500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각 사

[뉴스워치= 김동수 기자] 이통 3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합산 영업이익 달성에도 불구하고 쓴 입맛을 다실 것으로 보인다. 성숙기에 접어든 5G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더해지며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통 3사 수장들이 올해 신년사에 재차 신사업을 강조한 것도 어려운 대내외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해 합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세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4조5000억원대로 지난 2021년 이후 꾸준히 성장 중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1조7427억원, KT 1조6898억원, LG유플러스 1조711억원 등이며 직전 연도 합산 영업이익 4조3835억원보다 2.7%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 규모는 58조2230억원으로 예상되며 2020년 이후로 꾸준히 몸집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호조는 유무선 사업을 중심으로 전 사업 영역이 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5G 요금제 가입자 수 증가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이통 3사가 질적·양적 측면에서 호실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5G가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정책까지 더해져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실제 5G 신규 가입자 증가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5G 가입 회선은 지난해 10월 기준 3216만2007개로 2022년 12월 기준 2805만9343개보다 14.6% 증가했다. 다만 과거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둔화 속도가 가파르다. 5G 가입 회선은 증가율은 2020년 153.9%, 2021년 76.5%, 2022년 34.2%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도 올해 경영환경의 변수다. 정부 정책에 따라 5G 스마트폰에 LTE 요금제 가입이 가능해졌으며, 3만원대 5G 요금제도 올해 1분기 안으로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통 3사 본업인 이동통신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통 3사가 이동통신 사업에서 수익성을 올리려면 결국 가입자 수를 늘리거나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5G 스마트폰에 LTE 요금제 가입이 가능해지고 저렴한 5G 요금까지 출시되면 통신사의 주요 수익성 지표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3만원대 5G 요금제와 5G 폰에 LTE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식은 통신사 ARPU 하락을 이끌 수 있어 부담”이라며 “요금제 다운셀링(요금하향)과 더불어 낙전 수익(정액 상품에서 구매자가 제공량을 다 쓰지 않아 생기는 부가 수입)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이 수치(APRU 하락)로도 나오고 있다”며 “5G 스마트폰의 LTE 가입과 저렴한 5G 요금제 출시는 구조상 이통 3사의 ARPU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을 재차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영 환경을 고려해 비통신 사업으로 더욱 저변을 넓히기 위한 행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그동안 추진했던 ‘AI 컴퍼니’ 도약을 또다시 강조했으며,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 기업을 넘어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의 성장을 제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녹록하지 않은 올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플랫폼 사업 확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른 방안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통 3사 모두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거론하고 있는 만큼,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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