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눈에 띄게 볼 수 있는 현장이 바로 지방의회다. 지난 민선 7기 지방의회의 2030세대 의원은 200명. 반면 이번 민선 8기의 2030세대 의원은 무려 두 배나 늘어난 약 400명 가량이다. 물리적인 숫자도 늘었지만,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한층 젊어졌다. 각 시도에서 늘 소수였던 젊은 의원들이 그동안은 조용한 비주류였다면, 이제는 꽤 분위기를 주도할 만큼 활기찬 영향을 미치는 역할도 제법 한다. 더불어 각 시도의 젊은 의원들이 서로 연대하여 소통하고 활발한 교류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여전히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물결이지만, 지방 역시 서서히 이러한 젊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곳도 있다.

필자가 의원 연구단체 연구회를 통해 만나고 있는 지방의원들 약 90%가 30대다. 필자 역시 30대 면서, 이끌고 있는 리더스클럽 팀원들도 다 30대다.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경상남도 김해시의회의 경우 김영서, 김유상, 김진일, 최정헌, 배현주 의원 총 다섯 명이 모여 김해시의 공유재산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 모두 30대 혹은 40대다. 이들은 불과 당선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이미 지역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이미 정치 활동을 해 온 이들이다. 그래서 의회에 입성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이미 머릿속에 그려져 있다. 공유재산에 대한 부분도, 시의 재산이 만약 내 개인 재산이었다면 이렇게 두었을까? 하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제기로부터 연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경기도 부천에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김건, 장성철, 정창곤, 최초은 네 명의 의원이 의기투합해 부천의 청년 아젠다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20대도 있고 30대 혹은 40대다. 청년의 문제에 대해 기성세대들이 가끔 토론회나 간담회 등을 통해 청취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이들 스스로가 직접 우리 세대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양새다. 여기에서 분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부천시의 청년들과 간담회 하는 자리에서는 ‘이미 이 자리마저 무겁다’ 며 다음부터는 의회라는 장소도 떠나서 다른 곳에서 좀 더 자유롭게 토론 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원들 스스로 발언하면서 ‘내가 벌써 꼰대인가. 나 왜이러지?’ 하는 우스겟소리도 하며 허심탄회하게 지역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지역에서부터 기초에서부터 변화되는 정치를 우리는 바람직한 모델로 여긴다. 젊은 세대들의 정치참여는 이미 지방의회에서부터 시작되어, 그 물결이 번져가는 중이다. 이제 더 이상 어린 사람이 정치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각 지역 주민센터들을 돌며 또 골목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민원을 듣고 해결하는 젊은 의원들 모습이 흔해졌다. 씽씽이를 타며 돌고, 자전거를 타며 지역을 누비는 풍경도 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민원을 듣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그리고 여당 야당이 서로 협치하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방법 그 모든 것이 활발해진 모양새다. 여전히 전체 시도 의원의 비율 중 젊은 의원들의 비율은 10%도 안 되는 실정이지만 변화되는 추세라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경륜과 새로움의 조화가 각 지방의회에서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국회와는 다르게 각 시도의 지방의회에서는 구의원, 시의원들 간의 협업이 중시되고 한 지역 안에서 함께 활동하다 보니 부딪히는 일도 잦다. 그러는 와중에 신구의 조화라는 것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리라 본다. 처음에는 대면대면 하기도, 또 사사 건건 서로 스타일이 달라 부딪힐 수도 있지만 시간과 경험들을 통해 서로 융화하는 방법이 도출될 것이다. 정치는 어른들만 한다는 인식, 젊은 사람들은 늘 세상물정 모르는 애 취급을 받았던 분위기는 이제 옛말이라 할 정도. 아무리 재선 삼선의 중진 의원들이라도 초선 젊은 의원들의 재기발랄함에 박수 쳐 주고 배우려 한다. 아무리 젊고 에너지 넘치는 젊은 의원이라도 기성 세대들의 경륜과 연륜에 저절로 머리 숙인다. 각 지방의회에서부터 이루어지는 이러한 세대간의 화합과 소통을 중앙 정치 무대가 배워야 할 판이다.

손수조
손수조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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