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1000곳 넘는 점포 보유
KB국민·신한·우리·하나금융 모두 순이익 늘어났으나, NH농협금융 1.3% 감소
비이자이익 2810억원 줄어…자회사 NH투자증권 순이익 감소 타격도 커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출범 10주년을 맞은 NH농협금융이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다짐했지만, 출발부터 시원찮은 성적을 내며 다른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손병환 회장이 계열사와 소통의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 “출범 10주년을 맞아 지주와 계열사가 힘을 모아 새로운 10년을 위한 미래기반을 구축하고, 미래전략은 모두 고객 중심으로 수립할 것”을 직접 주문한 가운데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1분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감소했다.

NH농협금융의 2022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5963억원으로 2021년 1분기(6044억원)보다 1.3%(81억원) 줄어들었다.

NH농협 본사 전경./사진=김민수 기자
NH농협 본사 전경./사진=김민수 기자

세부 내용을 보면 비이자이익 2810억원, 유가증권·외환파생 2168억원 등이 각각 감소했다. NH농협금융은 비이자이익 감소 원인에 대해 증시 하락, 채권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NH농협금융의 자회사 NH농협은행은 전체 시중·지방·특수은행을 모두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NH농협은행은 1108곳 점포를 보유한 상태로, 점포가 1000곳이 넘는 은행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4대 은행으로 불리는 KB국민은행(914곳), 신한은행(784곳), 우리은행(768곳), 하나은행(613곳)보다도 점포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H농협금융은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그룹에 비해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을 낸 상황이다.

그룹별 당기순이익을 보면 KB금융그룹 1조 4531억원, 신한금융그룹 1조 4004억원, 우리금융그룹 8842억원, 하나금융그룹 9022억원으로 2021년 1분기보다 전부 상승했으나, NH농협금융만 감소했다.

이에 대해 NH농협금융 측은 금리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운용 손익이 감소했고, 코로나19 관련 여신 충당금 1120억원을 추가적으로 적립하는 등 미래손실흡수역량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입장문을 보면 NH농협금융만 당기순이익 감소 현상이 발생한 점에 대해 의문이 든다.

KB금융그룹은 여신성장과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에 힘입어 이자 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일반관리비 및 자산건전성 관리의 결실이 가시화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를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으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전했고, 우리금융그룹 역시 자회사 편입 효과와 더불어 수익구조 개선 및 비용 관리 노력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코로나19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및 은행과 카드사의 특별퇴직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핵심 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즉, 비슷한 대내외 금융 환경 속에서 같은 기간 동안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그룹은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수익 증대를 이끌어냈지만, NH농협금융만 정반대의 결과를 낸 셈이다.

지난달 서울 중구 소재 본사에서 열린 농협금융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기념사를 하는 모습./사진=NH농협
지난달 서울 중구 소재 본사에서 열린 농협금융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기념사를 하는 모습./사진=NH농협

특히 NH농협금융의 자회사 NH투자증권은 2021년 1분기 2575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2022년 1분기에는 약 60.2%(1551억원) 감소한 1024억원에 그치면서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추가로 NH투자증권은 2021년 4분기(1890억원)보다도 약 45.8%(866억원)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실적 악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NH농협금융은 2022년 중점 추진방향으로 ▲ESG ▲디지털 전환 ▲WM(자산관리) ▲글로벌 시장 확대 ▲리스크 관리를 핵심 테마로 선정했다.

손병환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등 여러 위기를 극복해온 농협금융인의 응집력과 위기대응 DNA를 바탕으로 새로운 과제에 도전할 것”이라며 “국민의 농협 구현을 위해 농협금융이 적극 앞장 서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1분기에 저조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NH농협금융이 2분기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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