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3·1절 기념식 행사
임시정부 계승 의미 담아 ‘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진행
코로나19로 인해 50여명 참석한 ‘소규모 행사’로 마련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송
영어·일어·중어·프랑스어·러시아어로 독립선언서 낭독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외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외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3·1절 기념식 행사가 1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에 걸쳐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대한사람 대한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3·1운동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폭압적인 무단 통치에 항거해 전국적으로 일어난 비폭력 민족해방운동이다. 1919년 3월 1일 서울의 태화관에서 민족 대표들의 독립 선언 시작을 필두로 학생들과 시민들이 탑골 공원에 모여 독립 만세 시위를 했다.

이후 태극기를 앞세우고 만세 시위를 벌였다. 만세 시위는 만주와 연해주, 미주 등지로 급속히 확산돼 해외 한인들도 이에 동참했다. 그야말로 범민족 항일 독립운동이었다.

하지만 일제는 무자비한 탄압으로 3·1운동을 진압했고 우리 민족에 대한 탄압은 더욱 더 심해지게 됐다. 하지만 3·1운동을 계기로 표출된 다양한 계층의 독립 의지는 이후 한민족의 독립운동을 한 차원 높이는 동력으로 승화됐다. 이로 인해 우리 민족의 독립 열망이 강해지는 시발점이 됐고 독립운동은 활기를 보이게 된다.

올해로 103주년를 맞이한 3·1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O/ο·B.1.1.529)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유행 상황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정당 대표, 종교 대표, 독립유공 포상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개최됐다.

행정안전부는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에 따라 모든 참석자에게 발열검사를 실시하고 행사 전후 방역 소독, 좌석 간 거리두기, 의심증상자 격리공간 마련 등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에 만전을 기해 행사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기념식 주제는 애국가 소절에서 착안한 ‘대한사람 대한으로’다. 기념식의 주제인 ‘대한사람 대한으로’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선조들이 단합하고 대한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고귀한 3·1운동 정신을 기억하며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탄생시켰듯이 하나 된 새로운 대한의 미래를 열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기념식이 열린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3·1운동을 계기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는 장소로, 이날 공식 개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3·1절 기념식은 2018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2019년 광화문광장, 2020년 종로구 배화여고, 2021년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각각 개최됐다.

청와대는 “이번 기념식은 우리 민족 최대의 독립운동인 3.1운동을 계기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할 수 있는 뜻 깊은 장소에서 개최됐다”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과 역사를 민주주의의 출발점으로 기억하고 대한독립을 위한 선열들의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기념식은 국민의례, 추모의 시간,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대통령 기념사,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의례 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그리고 대한민국’을 주제로 제작된 영상물이 상영됐다. ‘역사의 파도’를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독립과 자유를 되찾기 위해 투쟁한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올해 개최된 ‘2022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피겨 스케이팅 5위를 달성한 차준환 선수가 낭송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모의 시간에는 2017년 이후 별세한 51명의 애국지사 사진으로 제작된 영상이 곽다경 어린이의 트럼펫 연주 ‘그대, 잘 가라’를 배경으로 소개됐다.

독립선언서는 ‘전 세계에 알리는 독립선언서’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외국인들이 참여해 우리말,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우리말 수어 등으로 낭독했다.

올해는 특히 대한민국임시정부 초기 청사가 중국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 내에 위치해 있던 점을 기념해 프랑스어 낭독이 추가됐다.

존 린튼 연세대 교수(영어), 모델 겸 방송인 파비앙(프랑스어), 오쿠사 미노루(大草稔) K인터내셔널 슈퍼바이저(일본어), 취환 한중문화우호협회 회장(중국어), 러시아 출신 모델 겸 방송인 고미호(러시아어) 등이 낭독했다.

한국어 낭독은 통상 광복회장이 맡아왔지만 김원웅 전 회장이 사퇴해 공석인 관계로 독립운동가 이강 선생의 증손자 이종찬 씨가 담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고 이수준 씨를 대신해 손자 이건용 씨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고 이수준 씨를 대신해 손자 이건용 씨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3·1절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총 219명이 정부포상을 받는다. 기념식에서는 독립을 향한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펼친 독립유공자 4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도 있었다.

고(故) 이수준 씨에 대해 건국훈장 애국장이, 고 심종윤 씨에 대해 건국훈장 애족장이, 고 오택렬 씨에 대해 건국포장이, 고 이훈구 씨에 대해 대통령 표창이 수여됐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에게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개관을 기념해 건립 유공자로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자국중심주의 패권 경쟁과 신냉전 우려를 언급하며 “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이은 기념공연에서는 가수 신유미 씨와 매드클라운, 헤리티지 합창단이 ‘대한이 살았다’를 열창한다.

‘대한이 살았다’는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투옥된 여성 독립운동가 7명이 서로를 위로하고 독립 열망을 드높이기 위해 지은 노래로 2019년 발굴됐다. 이날 기념식에서 불린 ‘대한이 살았다’ 노래는 당시 노래가사에 새롭게 현대적으로 곡을 붙여 제작됐다.

마지막 순서인 만세삼창에서는 현재 고인이 되신 독립운동가 애국지사 후손인 고 정완진 지사와 고 임우철 지사, 해외 독립운동가 고 계봉우 선생의 후손인 고 계학림 선생이 지난 2019~2020년 3·1절 기념식 및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을 당시 불렀던 만세삼창 선창 영상과 함께 진행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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