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저가 공세에 태양광 패널 사업 6월 30일자로 종료 결정
가격경쟁 심화, 원자재 비용 상승 등 시장과 사업환경 악화 지속
태양광 패널 사업 인력 900명 재배치 진행…IT·로봇 사업 등 집중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지속, 핵심역량·미래 신사업 육성에 총력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 결정. /사진=LG전자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 결정. /사진=LG전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LG전자가 태양광 셀 및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7월 31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Mobile Communication) 사업본부(스마트폰 사업)를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철수한데 이어 올해는 태양광 셀 및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한다.

LG전자는 22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 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진출한 지 12년 만이다.

LG전자는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은 LG전자에 있어 스마트폰 사업과 함께 ‘아픈 손가락’ 중 하나였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성장 가능성을 보고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LG전자 고효율 태양광 모듈 ‘네온 H(NeON H)’. /사진=LG전자
LG전자 고효율 태양광 모듈 ‘네온 H(NeON H)’. /사진=LG전자

그러나 최근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시장과 사업환경의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2020년 ㎏당 7달러대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32달러(약 3만8144원) 선까지 올랐다.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커지자 LG전자는 지난해 1~3분기 태양광 패널 생산량을 전년도 연간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640㎿까지 줄였다.

결국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왔다. 2019년 1조1000억원 대 매출은 2020년 8000억원 대로 하락했다. 이는 LG전자 전체 매출의 1.5% 수준이다. 더불어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추세가 됐다.

LG전자는 지난 1월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태양광 사업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언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업체들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노력했는데 물량 싸움이 치열한데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태국 라용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LG전자
태국 라용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는 A/S 등 필요 물량을 고려해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해 철수 여파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명에 대해서는 재배치할 예정이다.

재배치는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직원들에게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들이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기업 간 전자상거래·business to business) 사업을 담당하는 BS(Business Solution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는 ▲ IT(모니터, 노트북 등) ▲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사업본부 및 전사 차원의 신사업을 검토, 육성할 계획이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 전략적 협력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 태양광 패널 세계 시장 점유율 그래픽. /사진=연합뉴스
LG전자 태양광 패널 세계 시장 점유율 그래픽. /사진=연합뉴스

LG전자는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은 지속한다.

LG전자는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까지 확대하며 고객가치 및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며 지난해 7월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함께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JV·Joint Venture)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LG마그나·LG Magna e-Powertrain Co.,Ltd)을 설립하는 등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가 될 미래 신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뉴스워치>에서 LG전자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태양광 패널 사업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진행한 후 6월 30일 공식적으로 종료하는 것이 결정됐다”며 “그룹 차원에서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부분이 많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 종료하는 것은 아니다. BS사업본부 차원에서 준비를 했던 부분이기에 그룹사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듯하다. 향후 BS사업본부만의 사업 영역에 집중을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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