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사서 ‘골든크로스’, 이재명 36% 윤석열 3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 리스크’가 대선 정국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대선 판세도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아들 리스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 후보는 장남의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사실을 인정하며 초고속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뒤이어 성매매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후보는 1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장남이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남긴 댓글을 근거로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저도 확인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후기 내용을 봤을 때 성매매를 하지 않고 썼다고 하기에는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질문이 나오자 “저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대선 정국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김씨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윤 후보가 내세워 왔던 ‘공정’과 ‘상식’의 가치마저 허물어질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한 뒤 기자실을 찾아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사과했다.

윤 후보가 ‘김건희 리스크’에 허덕이면서 지지율도 비상에 걸렸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한때 이재명 후보를 지지율 두 자릿수까지 앞섰다. 그러나 이후 점차 격차가 좁혀지며 접전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일부 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골든크로스까지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일희일비 않겠다”, 국민의힘 “의기소침할 필요 없어”

한국갤럽은 이날 차기 주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와 동일한 36%를 기록했고 윤석열 후보는 1%포인트 하락한 3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로 나타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은 2주전 조사에서는 각각 36%로 동률을 기록했었다.

이번 여론조사가 실시된 14∼16일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 논란이 집중 부각되던 시점이었고, 여론조사 마지막날인 16일은 이 후보 장남 관련 의혹이 제기된 날이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 후보(35.4%)가 윤 후보(33.3%)를 오차범위 내인 2.1%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후보는 3.5%, 안철수 후보는 3.1%였다.

그러나 알앤써치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윤 후보(42.3%)가  이 후보(38.4%)를 3.9%포인트 앞섰다. 뒤이어 안철수 후보는 3.4%, 심상정 후보는 2.9%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김건희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여론조사에는 조사 시점상 이재명 후보의 '아들 리스크'는 온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후보 모두 불거진 ‘가족 리스크’가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강훈식 의원은 선대위 집행위원단 워크숍 결과에 대해 전하며 “어떤 조사는 골든크로스가 있기도 한데 그것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금 나오는 몇 개 조사가 좋다고 해도 골든크로스라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런 시간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쉽게 생각하지 않고 기후가 좋지 않을 때니까 저희가 자세를 낮추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에 대해 “너무 그렇게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신은 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