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 차기 대표이사 선임…문제해결·사업 전략 등 높이 평가
1978년생 김남선 책임리더, 차기 최고재무책임자 내정…기업 경쟁력 강화할 적임자
경영진 세대교체, 급진적인 인사로 젊은 수장을 앞세워 네이버 조직 혁신 기대 상승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이사회 결의 후 최종 선임…CEO·CFO 임기 맞추는 걸 검토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책임자(CEO) 내정자(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내정자(왼쪽).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책임자(CEO) 내정자(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내정자(왼쪽). /사진=네이버

[뉴스워치=최양수 기자] 국내 시가총액 3위(65조8698억원) 기업이자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업계 맏형인 네이버(NAVER)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대변하는 새로운 선장이 지휘를 준비 중이다.

최근 네이버는 여러가지 악재가 발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5월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개발자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2018년 7월부터 2021년 5월까지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금품 86억716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이와 함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건물의 통유리 외벽에서 태양반사광 빛반사 피해로 인한 인근 주민과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네이버 측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며 10년 법정다툼 끝에 결국 패소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가 리더십 교체를 통해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꾀하기 시작했다. 새롭게 교체하게 된 경영진은 독과점 비판을 해소하면서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의 선택은 1981년생인 여성 임원을 새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낙점하게 됐다.

네이버 차기 CEO에 MZ세대인 최수연(40)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가 선정돼 내년 3월에 취임한다. 최 내정자는 네이버의 두 번째 여성 CEO에 선임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임원으로 승진한 지 2년이 안 된 40세 임원을 국내외 사업을 총괄할 사령탑으로 내세우며 파격적인 인사를 했다.

1999년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파격적인 경영진 개편이다. 젊고 국제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발탁해 역동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8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 내정자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토목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법무법인 율촌에서 일하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 과정을 마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8년 미국 법무법인 코브레&김(Kobre & Kim) 국제변호사를 거치고 2019년 네이버에 재합류해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했다.

지난해 3월 네이버의 비등기임원이 된 최 내정자는 네이버 사내 벤처기업(CIC)의 글로벌 전략을 지원하고 사업 전반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보여주면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사업지원 분야에서 일하면서 다수의 임직원과 직접 접촉하진 않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뛰어난 업무 능력과 유쾌한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 내정자는 자녀 한 명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이사회는 최 내정자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Chief Financial Officer)에는 사업개발과 투자,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을 맡은 김남선(43) 사업개발·글로벌인수·합병 전담조직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 공과대학 재료공학부과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10여 년 동안 미국 로펌 크라벳, 스웨인&무어(Cravath, Swaine & Moore LLP)에서 변호사로 2년 여간 활동했고 글로벌 투자회사인 라자드와 모건스탠리, 맥쿼리자산운용 등에 근무하면서 굵직한 M&A 업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해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 빅딜을 주도해 경영진으로부터 ‘글로벌 경영 체계를 탄탄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 이사회와 경영진은 차기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자격 요건을 재정립하고 이에 맞는 후보를 추천하고 검증해왔다. 이번에 100여명의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선발된 이들 두 명의 내정자는 무엇보다 글로벌 역량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내정자는 ‘네이버 트랜지션(NAVER Transition) 태스크포스팀(TFT·Task Force Team)’을 가동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과 조직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네이버는 전했다.

최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네이버는 김 내정자의 임기를 CEO 임기와 맞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두 사람은 40대 초반이면서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유학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네이버가 두 내정자를 차기 CEO와 CFO로 선임한 건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51)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6월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하는 길이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다”고 밝히며 세대교체를 예고한 바 있다.

두 내정자는 네이버의 새 사령탑으로 검색·웹툰·쇼핑·AI 등 신사업을 키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아시아 시장 개척을 강조하는 이 GIO의 의지에 따라 두 글로벌 전문가가 네이버를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세대교체로 네이버 조직의 안정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두 사람의 네이버 근무 경력이 길지 않아 앞으로 이 GIO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MZ세대인 최 내정자가 네이버의 수장으로 오면서 1960~70년대생이 대다수인 기존 경영진은 물론 조직 전체의 대대적인 인적 개편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67년생인 한성숙(54) 현 대표의 남은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이지만 기존 경영진과 함께 내년 3월까지 현직을 유지하며 업무 인계를 한 뒤 각자 전문성을 발휘해 네이버가 글로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회사 안팎에서 필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한편 최근 네이버가 리더십 교체를 통해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를 경영 핵심으로 올리며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꾀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아마존 11번가 디지털 특강교수를 재직한 AT정보기술연구소 김선곤 소장은 <뉴스워치>와 인터뷰를 통해 ‘네이버의 쇄신 전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김선곤 소장은 “네이버는 애초로 젊은 회사였다. 삼성의 사내벤처로 시작해서 당시로서는 최소한 한국 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에서 도전적으로 시작됐던 회사였으며 이후에도 대부분의 IT 사업 새로움이라는 개념은 네이버의 별명과 같았다”며 “그러면서 ‘관리의 삼성’이라는 DNA를 갖고 있던 기업이기에 IT 업체가 가질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대기업집단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내실을 다지는 형태로 발전해 갔던 기업이라서 참으로 흥미로운 기업이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경제로 한국과 전세계가 진입을 하고 있는데 네이버는 더욱 도전적으로 기회를 잡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제조업, 서비스업, 정보기술업을 나누던 구분도 사라져가고 뉴노멀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구상의 모든 기업이 데이터기업이라고 선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는 한국만이 아닌 더 넓은 판을 읽어내고 빠른 시일 안에 대응해야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리고 비즈니스와 법(Law), 디지털, 재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인물들이 네이버에게는 절실하다”며 “그래서 이번에 최수연 차기 대표이사, 김남선 차기 책임리더의 인사는 적절하고 과연 네이버의 선택답다는 평을 하고 싶다. 한 국가와 한 시대를 대표하는 기업이 선장이 되는 부담이 클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지금의 네이버와 한국에는 이 두 인물이 맡아서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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