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탄소중립’ 필수 대안으로 본격 추진…혼소 상용화로 탄소배출 저감
16일 민관합동 추진단 발족…R&D 및 실증 본격 추진, 저장시설·국제 공급망도 구축
2030년 암모니아 20% 혼소, 2035년 수소 30% 이상 혼소 추진…미국·유럽도 추진
산업계, 무리하게 추진될 경우 산업 과부하 우려…신중한 논의가 단계별로 이뤄져야

정부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기존 석탄 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수소·암모니아 혼소(혼합연소) 발전 상용화를 추진한다.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기존 석탄 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수소·암모니아 혼소(혼합연소) 발전 상용화를 추진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정부가 환경오염을 불러오는 온실가스의 감축을 위해 수소·암모니아 발전을 2035년까지 상용화하기로 하고 기술개발과 실증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과 관련해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대안책으로 암모니아 혼소(혼합연소) 및 수소 혼소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해 기존 석탄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발전을 대체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발표한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발전량의 성장세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 중 설비용량 비중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은 가스발전으로 전체의 31%인 41.2GW(gigawatt·기가와트)였고 28%(36.8GW)인 석탄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해 1∼7월 기준 국내 발전량은 석탄 33.3%, LNG 30.4%, 원전 26.9%, 재생에너지 7.7% 순이었다.

세계경제포럼의 2020년 에너지전환지수(ETI‧Energy Transition Index) 순위에서 한국은 57.7점으로 평균(55.1)보다 높았지만 115개국 가운데 48위이면서 선진국 32개국 중 31위 차지하는 등 3년째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어 에너지전환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에너지믹스를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경제성장률과 에너지 사용의 안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1인당 에너지 소비량, 탄소 배출량 등 환경적 지속가능성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워치>에서 업계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우리나라는 아직 수소 산업이 초보 단계를 걷고 있기 때문에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며 “너무 무리하게 추진될 경우 산업의 과부하가 우려되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단계별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요 에너지원별 국내 설비용량·발전량 비중. /사진=연합뉴스
주요 에너지원별 국내 설비용량·발전량 비중.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에너지산업실장 주재로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한전, 발전공기업과 함께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발족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암모니아 혼소(20%) 발전을 2030년까지, 수소 혼소(30% 이상) 발전을 2035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을 공개했다.

또 이날 회의를 열고 석탄·LNG 발전의 화석연료를 대체해 온실가스(CO₂) 배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지난 10월 확정·발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상향안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반영된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 현황 및 전망(전력연구원)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 계획(한전) 등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무탄소 연료인 수소(H₂)와 암모니아(NH₃)를 기존 석탄발전기와 LNG 발전기에서 안정적으로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새로운 발전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발전설비, 송배전 선로 등 기존 전력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온실가스를 줄여 탄소중립 달성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석탄 대체와 정비례해 온실가스 발생량이 저감되며 수소는 LNG 대체와 비례해 온실가스 발생량이 줄어든다. 

산업부에 따르면 다른 주요 국가도 수소·암모니아 발전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수소 발전의 경우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1조6000억원 규모의 수소기금 중 11%를 수소 터빈발전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에 배정했다. 이달부터 오하이오주에서 수소 혼소 실증에 돌입했으며 GE는 485㎿(megawatt·메가와트)급 수소 15∼20% 혼소 실증을 진행 중이다.

또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면서 2050년 수소 소비 2000만t(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형 LNG발전에 수소 30% 혼소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가와사키중공업은 1㎿ 수소 전소 실증을 완료하기도 했다. 

지멘스 등 유럽 주요 기업들은 65∼80㎿급 수소 혼소 실증 평가를 완료하고 LNG 발전의 단계별 연료전환과 수소터빈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 개요’ 자료. /캡처=최양수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 개요’ 자료. /캡처=최양수

암모니아 발전도 일본의 경우 석탄, LNG, 연료전지 등 발전 전 분야에서 암모니아 연소기술 기초 실증을 완료했다. 2024년까지 1GW급 석탄발전 혼소 실증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내연기관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실증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월 발표한 2030년 NDC 상향안에 2030년 암모니아 발전을 총발전량의 3.6%(22.1TWh)로 반영한 바 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무탄소(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이 2050년 총발전량의 13.8~21.5%로 반영됐다.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에는 산업부 및 전력공기업과 함께 수소·암모니아의 생산·확보-운송-저장 전체 단계에서 관련 민간기업이 참여한다. 

추진단은 2024년까지 ‘가스터빈 수소 혼소 한계평가 및 연소 최적화 기술개발’, ‘탄소 배출이 없는(Carbon-Free) 친환경 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 등의 R&D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은 국내 석탄·LNG 발전을 대상으로 수소·암모니아 혼소·전소 발전 상용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탄소배출이 없는 암모니아 생산 및 활용’ 자료. /캡처=최양수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탄소배출이 없는 암모니아 생산 및 활용’ 자료. /캡처=최양수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발전은 2028년까지 150MW급 50% 혼소 실증을 완료하고 2035년에는 30% 이상 혼소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 2040년에는 30~100% 혼소 또는 전소를 단계별 목표로 하고 있다.

암모니아 발전도 2027년까지 20% 혼소 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에는 전체 석탄발전(43기)의 절반 이상(24기)에 20% 혼소 발전을 적용,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석탄발전에 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암모니아 저장시설을 2022년에 구축한다. 

친환경 인증제도를 통한 인센티브 부여 등 수소·암모니아 발전 관련 법·제도 개선사항을 발굴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소·암모니아의 안정적 조달 등 에너지 안보 제고를 위해 국제적 공급망 구축을 선도할 계획이다.

산업부 강경성 에너지산업실장은 “탄소중립 시대에 전력산업은 과감한 사업재편이 필요하며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탄소 전원에 대한 기술개발과 적용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며 “최근 IEA보고서 등에 따르면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기존 발전 설비자산과 관련 인프라의 ‘좌초자산’(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가치 하락 자산)을 최소화하고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역할 수행이 가능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필수 대안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은 선언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며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통해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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