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파업의사=탈영병’ VS 의협회장, “아군에 총질”

지난 7일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교계와 의료계가 코로나 정국속에 ‘공공의 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에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한국 개신교와 이 와중에 의사파업을 강행한 의료계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한 어조로 경고를 했지만 두 집단 모두 전면전을 할 태세다.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진원지로 꼽히는 교회를 두고 강경 어조를 냈지만, 기독교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지난 27일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 개신교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文, 종교계 간담회, “방역은 신앙의 영역아니다” 비판]

문 대통령은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그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 밀접하게 접촉하면 감염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되고 한다는 그 이치에 아무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고 비대면 예배 지침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예배나 기도가 그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겠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며 “방역은 그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회는 최근 수도권 폭발세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959명으로 1000명대를 바라보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발 N차 연쇄감염도 14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 문 대통령이 일부 교회를 겨냥해 연일 강경발언을 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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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회장은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에 우려를 표했다.

김 회장은 “해당 발언은 물론 대통령의 고심이 담긴 것이자 종교단체의 협조를 구하는 데 방점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예배)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 크게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덧붙였다.

종교계의 반발 뿐만아니라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 역시 문 대통령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면서 코로나 정국속에서도 파업을 강행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파업하는 전공의와 의사들을 향해 군인과 소방관에 비유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종교계 인사들과 간담회장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 총파업 등과 관련, “지금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전시 상황에서 거꾸로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포문을 열었다.

[文, ‘파업의사=탈영병’ VS 의협회장, “아군에 총질”]

이어 문 대통령은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더 큰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이 코로나 방역을 ‘전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말하자면 가장 큰 위기이고, 또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전시 상황이 되면 휴가를 가거나 외출을 나갔던 군인들도 군대로 돌아와서 총을 잡는다”면서 의협 총파업 등을 ‘군인들의 전장 이탈’에 비유했다. 문 대통령은 “또 비유를 하자면 사상 최대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관들이 그 화재 앞에서 파업을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파업 의사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의료계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주의를 옹호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금 행태는 완전히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이며 20세기 초중반 유럽을 지배했던 파시스트 지도자의 행태, 바로 그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최 회장은 “도대체 누구 때문에 의사들이 지금 진료의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나. 그 원인과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4대악 정책의 철회를 선언하면 의사들은 즉시 파업을 중단하고 진료현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야말로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4대악 의료정책을 무단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전시 상황에서 아군 병사들의 등 뒤에서 총질을 해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보이지 않는 한 개의 전쟁과 2개의 전투...승자는]

의료계의 반발에도 의협이 주도하고 있는 총파업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정부는 이후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 의사들에게 개별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하는 등 '초강수'로 맞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휴진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를 점검하고 미복귀 시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의협을 조사 중이다.

문 정부는 ‘보이질 않는’ 코로나와 전쟁을 치루면서도 대한민국의 최대 기득권 세력이자 단체인 종교계와 의료계와 2개의 전쟁을 더 치루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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