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친문 인사로 자치단체장들 중 가장 대권주자로 유력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현재까지는 조용히 자신의 재판 방어에 몰두하고 있다. 김 지사의 무죄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친노. 친문이 다수다. 친문 지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PK를 거점으로 한 친문 진영 내에는 ‘호남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회의적인 이들이 적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 퇴임후 안전판 확보 차원에서 김 지사의 무죄는 절실다.

이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무죄 가능성이 희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김 지사의 유·무죄가 달린 지난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댓글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회에 참석 여부에 대해 올해 초 재판장(차문호)이 “시연회 참석은 넉넉히 인정된다”고 말한 데다 재판장 변경 이후에도 재판의 양상이 그에게 불리해 보였다.

[친노.친문 김 지사 ‘무죄’를 기다를 사람들]

그러나 지난달 22일 재판에선 작지 않은 반전이 일어났다. 경공모 회원 조모 씨와 드루킹의 산채 인근 닭갈비집 사장이 변호인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놨다.

조 씨는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그날 저녁을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그날 닭갈비를 먹었다는데, 먹은 기억이 없다”고 증언을 뒤집었다.

조 씨는 1심 재판에서는 “분명히 그날 김 지사와 저녁 식사를 했다”고 진술한 인물이다.조 씨에 이어 증인으로 나온 인근 닭갈비 집 사장 홍모씨는 특검 수사 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 진술을 했다.

이날 변호인이 제시한 특검의 수사기록에는 홍씨가 ‘식당에서 15인분을 식사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기재됐다. 그러나 홍씨는 “저는 당시 포장한 것이 맞는다고 했다”며 특검의 수사기록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영수증에 찍혀 있는 ‘25번 테이블’은 포장 주문에 사용하는 ‘가상의 테이블’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진보 성향이 강한 현재 대법원 구성상 상고심에서 결과가 뒤집히진 않을 것”이라며 “상고심 결론이 늦어지더라도 대선 레이스 참여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 지사가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무죄가 된다면 문 정부 초반 고개를 들던 'PK대망론' 불씨 또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친문 내 기대를 모으며 후계구도 양상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친문 진영 내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딸 자녀 특혜 입학 의혹 및 울산시장 하명 수사 개입 의혹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인 터라 대선주자가 되기엔 내상이 큰 편이다.

또한 김 지사가 현재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1, 2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총리뿐만 아니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율 턱밑까지 추격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이들의 기대다.

[노무현-문재인 대를 이어 PK 대망론 바통?]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친문(문재인) 실세인 3철(양정철, 이호철, 전해철)과 같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 최대 강점이다. 친문 주류에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PK대망론을 이어받을 수 있는 적자라는 점이 최대의 무기다.

또한 친문 주류 입장에서 ‘포스트 문재인’이 나와야 ‘퇴임 후 안전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무죄가 확정돨  경우 친문 주류의 확실한 후계 구도가 완성될 수 있다. 

[역대대선 ‘현재권력’ 적자가 대권 승계 확률 낮아]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항소심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대권가도는 한낱 신기루로 전락할 수 있다.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정권 차원에서 대를 잇기 위해 ‘김경수 살리기’를 무리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YS->DJ->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대통령 탄생과정을 볼 때 미래권력은 현재권력과 차별화를 가진 인물이 됐다는 점에서 친문에서 친문으로 이어지는 권력 승계구도는 친문의 희망사항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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