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4·15 총선’에서 누구보다 최대의 수혜자는 단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다. 그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대선 라이벌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큰 표 차로 꺽으면서 ‘이낙연 대망론’을 공고히 했다.

현재 2위를 달리는 같은 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있지만 격차가 두 자릿수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여야 통틀어 뚜렷한 대선 경쟁자가 없다.

총선이후 조사된 차기대선후보 선호도조사에서도 처음으로 40%를 넘는 쾌거를 올렸다.

이 전  총리에 대한 선호도는 모든 계층에서 상승한 가운데 지역별로는 충청권(41.2%), 부산·울산·경남(35.8%), 강원(37.6%), 연령대별로는 20대(35.0%)와 40대(46.5%), 60대 이상(37.0%), 이념 성향별로 중도층(39.1%)과 진보층(60.9%), 직업별로는 학생(36.9%)과 가정주부(40.9%), 노동직(41.9%)의 선호도 상승이 두드러졌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진보.보수 오가며 ‘안정감’ 큰 장점...호남 출신 ‘한계’]

이낙연 전 총리는 현 정권 초대 총리를 역임한 이후 줄곧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지켜 왔다. 실로 ‘이낙연 대세론’이라 할만하다.

한때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게 깜짝 추월당하기도 했지만 친노.친문 후보가 출마를 고사하거나 상처를 입고 황교안 전 대표가 대권가도에서 멀어지면서 이 전 총리의 독주가 장기화되고 있다.

물론 이 전 총리가 1위를 달리고 있는 배경은 친문 주류의 ‘전폭적 지지’가 한몫하고 있다.

로열패밀리인 친문家에 대권을 이을 장자가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말을 잘 듣는 이 전 총리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물론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중도와 진보진영에 오가며 안정감을 준 점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반대로 본인이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선 스스로 세력을 구축하고 팬덤을 만들어 돌파해야하는난제가 남아 있다. 친문의 전폭적인 지지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이 전 총리는 누가 봐도 비주류에 소수파 출신이다.

게다가 이 당선인은 호남 출신이라는 지역적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에서 민주당이 전지역을 석권하다시피한  배경에는 호남이 똘똘뭉쳐 ‘이낙연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그러나 인구수가 상당한 영남권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럼 점이 확장성에 한계로 지적될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는 대선일이 가까워지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처럼 깜짝 친문 후보가 부상하던지 아니면 포기했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대권 출마 선언을 하거나 주류가 제3의 말 잘 듣는 후보로 선수 교체를 할 경우 이 전 총리의 대권 꿈은 ‘한 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질 공산이 높다. 이 전 총리 ‘대망론’에 불안한 요소다.

이런 점에서 이 전 총리에게 당내 세 확보는 절실하다. 이번 총선에서 이 전 총리는 38명 후보자 후원회장을 맡은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중 낙선한 사람은 16명, 당선인은 22명이다.

이 전 총리로서 당선자 22명은 당내 최대 우군이다. 그러나 확실하게 이낙연계로 만들기위해선 당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 첫 번째 시험 무대가 8월에 개최될 전당대회다.

[당권 도전의 ‘딜레마’ 출마와 불출마 사이 ‘고심’]

당 대표는 당원 및 대의원들이 선출한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문 당원 및 대의원들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7개월짜리 당 대표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때에는 대통령 선거일 전 1년까지 사퇴해야 한다”라는 당헌 제25조 규정 때문이다. 제20대 대선이 2022년 3월 9일에 있으니 최소한 2021년 3월 이전에는 사퇴해야 한다.

이 전  총리가 임기 7개월인 당 대표에 출마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당내 세 확보를 위해 출마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여야 차기대선주자 1위인 이 전 총리가 나설 경우 대표직에 오를 가능성은 높다.

문제는 이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 당 대표 선거가 차기 대권 주자 전초전 성격으로 흐를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당내 잠룡군으로 분류되는 김두관, 송영길, 김부겸 등이 도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밖에 있어 직접  선수로 뛸  순 없지만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간접으로 당권 도전자와 손을 잡을 경우 당내 유력 대권 주자간 대리전으로 흐를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와 친문 입장에서는 당대표 선거가 대권주자 놀음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환영할리 만무하다. 오히려 ‘관리형 당 대표’를 원하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그동안 친문 지지를 등에 업고 고분고분하게 총리직을 수행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가 흔쾌히 당권 도전의 뜻을 내비치지 못하는 배경이다. 자칫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뜻에 반해 출마해 떨어질 경우 그의 대권 행보는 그것으로 끝이다.

이에 한 발 물러서 곧바로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럴 경우 이 전 총리는 내년 대선 캠프가 꾸려는 지는 3월까지 조용하게 지내야 한다.  당내 안정적인 기반 확보 역시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출마와 불출마 사이 이 전 총리의 고심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꽃길’만 걸어온 전반기, 후반기 ‘가시밭길’ 예고]

이 전 총리가 대권을 잡기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가 한 두개가 아니다.

일단 당내 독자적인 세 확보다. 이를 통해 ‘이낙연식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두 번째는 확실한 친문 후보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세 번째로 호남 출신으로 영남표심을 잡기위한 안정적인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독자 세력 구축’과 ‘친문 후보 자리매김’, ‘호남 출신’으로 ‘영남표심 잡기’가 서로 배치돼, 지금까지 꽃길만 걸어왔다면 향후 가시밭길만 남아있어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