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KB국민 노조위원장 “금융당국은 별도 감독 책임 있다”

▲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윤종규 KB국민지주 회장의 채용비리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될 것이라는 세간의 전망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상황에 대한 지적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10일 <뉴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수사결과나 처분과 관계없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별도의 감독책임이 있다”면서 윤 회장의 채용비리 내용이 국회 국감장에서 지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위원장은 “금융의 공공성 입장에서도 감독당국의 방관은 분명히 지적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매일 윤 회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은행 기자실에는 연일 노동운동가요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들의 퇴진 운동은 지난 6일로 365일차, 즉 1년이 지났다. 이에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매일 국민은행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종손녀 채용비리를 규탄하는 집회에서 발언하는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윤종규 회장 퇴진 1년, 그 사이 변한 것들

박 위원장은 “노종조합 선거개입, 불공정·불투명하게 진행된 연임절차에 문제제기, 연임 찬반 설문조작으로 촉발된 연임저지 투쟁을 해오던 중 채용비리 사안이 추가적으로 불거져 나왔다”고 언급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나열하면 2차례의 노조추천 사외이사 후보자의 주주제안을 성공시키고 국민연금의 찬성의결을 이끌어 내면서 ‘노동이사제’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사회적으로 이끌어내는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사측에 의존적이던 노동조합이 조합원과 함께하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게 했다고 박 위원장은 설명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채용비리와 관련된 투쟁은 우리만의 투쟁 성과는 아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청렴하고 공정한 채용관행 등 사회부조리를 일소하고 투명한 사회를 건설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금융노조 총파업 잠정합의 전, 수도권결의대회를 앞두고 여의도 본점에서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이 조합원에게 유인물을 전달하고 있다.

윤종규 채용비리 재수사 요구 위한 재항고 예정

최근 윤 회장 채용비리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장을 노조에서 제출했지만 항고는 기각됐다. 이에 재항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검찰 조사결과 채용비리는 명확히 확인됐다”면서 윤 회장의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당시 인사담당 부행장, 부서장, 팀원까지 구속됐고 본부장도 불구속 기소돼 총 4명이 3년에서 4년 구형을 받았다.

또한 검찰 수사결과 윤 회장의 메모가 전달된 것까지도 확인됐으나 이런 사실만으로 처벌될 수 없다는 것이 검찰 측 수사결과이다.

운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채용비리 규탄 및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전하는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상식적이지 않고 국민 정서는 물론, 사회통념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을 다하고자 하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윤 회장의 퇴진 촉구 집회는 결코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항고를 준비 중에 있으며 출근 저지 시위와 금융감독원 앞 제제 처분 촉구 1인 시위는 멈추지 않고 계속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정감사를 활용해 감독당국의 감독책임을 묻는 활동 등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및 김정태 KEB하나은행 회장 채용비리로 인한 피해자 구제를 주장하는 금융노조의 금감원 집회 모습.

조합원과 함께하는 노동조합 만들겠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겪은 치욕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사측의 선거개입으로 전 경영진이 나서서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하고 점포장들은 인사고과를 무기로 조합원들에게 개별면담을 통해 특정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협박하는 등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마저 파괴하는 치욕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선관위를 동원해 조합원들의 투표로 당선된 당선자를 당선 15일 만에 당선무효 처분하고 이후 실시된 재선거에서는 당선자의 후보자 자격마저 박탈하는 등의 혼란 속에서도 법원을 통해 투표 하루 전 후보의 지위를 되찾은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1차 선거에서 과반수이상을 득표했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주주제안을 통해 금융권 최초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박 위원장은 “어렵게 출범한 노동조합은 선거개입에 대한 책임을 묻고, 1년여가 넘는 윤종규 회장 퇴진 투쟁을 끈질기게 이어오면서 과거 사측에 일방적이고 의존적이던 노사관계를 대등한 노사관계로 바꿔오고 있으며 조합원과 함께 당당한 노동조합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은 물론, 문화 봉사활동 등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에도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고 실천하는 등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한국노총에서 주관한 사회공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면서 “이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노총 최대 단일지부의 명성에 걸맞도록 당당하고 실천하는 노동조합이 되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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