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 10만명 시대가 됐다. 하지만 다문화 청소년은 고학력으로 올라갈수록 더 큰 우울감을 느끼며, 이들이 받는 사회적 위축감도 갈수록 커진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펴낸 ‘다문화 청소년 종단조사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같은 학년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 1천300여 명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도별로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이 느끼는 우울 수준이 고학년이 될수록 높아졌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2년에는 우울 수준이 평균 1.61이었으나 중학교 3학년인 2016년에는 1.71로 증가했다. 이들이 느끼는 사회적 위축감도 2012년 2.2에서 2016년 2.32로 상승했다.

자아존중감은 초등 4∼6학년까지는 3.13→3.17→3.22로 올라가다 중학교 진학 이후 3년 간은 3.2→3.18→3.14로 떨어졌다. 삶의 만족도도 초등 4∼6학년에 3.24→3.24→3.3으로 상승했으나 중학교 1∼3학년에서는 3.22→3.15→3.05로 내려갔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다문화 청소년의 문제는 깊숙이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등학교 재학중인 다문화 청소년은 9만 9186명이다. 11년 전인 2006년 9389명보다 10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 대비 비율도 0.12%에서 1.68%로 비중도 증가했다. 학생 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문화 유아가 12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다문화 청소년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언할 수 있다.

물론 우리 정부는 이에 발맞춰 ‘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 지원대책’ 등을 발표하면서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교육 정책을 내놓았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다문화 청소년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점이다. 결혼이주민의 자녀들은 그나마 ‘다문화 가정’이라는 미명 아래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정책의 시혜를 받아왔지만 장기 체류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미등록이라는 부모의 불안정한 체류 신분까지 물려받고 있다. 또한 중도입국 청소년 역시 7400명에 이르고 있는데 정책의 사각지대이다.

학교 안에서도 서툰 언어, 다른 문화로 인해 어울리지 못하고 결국 학교를 겉돌게 된다. 이에 학교 밖 청소년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입국 청소년 중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은 43.4%에 그쳤다.

그나마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청소년은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정책이 ‘베푸는 것’에서 ‘이해하는 것’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인터넷 상에서는 제노포비아가 극성을 부리면서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험한 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이 되지 않는 다문화 청소년으로서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어릴 때에는 아직 이렇다할 사회를 접해보지 못하지만 고학력으로 올라갈수록 사회의 매서움을 깨닫게 되면서 다문화 청소년들이 사회적 위축감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다문화 청소년에게 자존감과 자아 존중감 등을 심어주는 그런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삶의 만족도 등을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문화 청소년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전문가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그와 더불어 학교를 마친 이후 진로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에는 중학교 졸업 후 계획으로는 일반고교 진학을 꼽은 비율이 54.7%로 내국인 가정 청소년(62.1%)보다 낮았다. 반면 졸업 후 계획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은 17.9%에 달해 내국인 청소년(9.7%)보다 높았다.

진로를 의논하는 상대는 가족이나 친지(47.1%)가 가장 많고, 이어 친구나 선배(26.6%), 학교 선생님(12.9%)의 순이다.

또한 희망하는 직업(이하 지난해 기준)으로는 교사(강사)가 11.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연예인(7.4%), 공무원(5.5%), 기술자(5.3%), 요식업(4.6%), 운동선수(4.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보고서 결과를 놓고 볼 때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진로 상담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고서에는 “다문화 청소년이 원하는 직업군은 매우 다양했으며, 단순 노무직이 아닌 상당한 수준의 전문직을 원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따라서 직업 체험이나 진로 교육은 보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단순 저숙련 직종에 국한된 체험은 지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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