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보수정당이 분당 사태를 맞이한 것은 전례가 없다. 보수정당은 이해관계로 얽힌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분열은 거의 생각조차 하지 않은 정당이다.

그런데 비박계 인사들이 대거 탈당을 27일 결행했다. 이로써 4당 체제가 된 것이다. 4당 체제는 지난 1990년 민주자유당이 출범한 이래 26년만에 처음으로 4당 체제가 이뤄졌다. 지난 1987년 이른바 4자 필승론으로 인해 야권이 쪼개지면서 4당 체제가 됐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가 노태우 전 대통령과 손을 잡으면서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그 이후 보수정당 내에서 탈당은 있었지만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정도의 분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보수정당의 특성상 대선 국면에서 다시 통합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의 통합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제 더불어민주당이 원내1당이 됐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야권 공조는 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지지율 1~3위를 차지하는 대선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다 원내1당이 되면서 앞으로 다른 정당의 견제는 상당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대선 국면에서 반문 세력의 연대 가능성도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이 대선 국면에서 연대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즉 두 정당의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선 주자의 단일화 정도는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당연지사. 앞으로 원내1당의 모습은 계속 유지될 것이고, 그에 따른 견제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더불어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의 보수 전쟁이 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자신이 보수의 정통성을 잇는 집단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이런 보수 정통성 경쟁이 적당한 선에서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적당한 선을 넘어가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아닌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감정싸움이다. 감정싸움이 심해질 경우 보수의 전쟁이 시너지 효과가 아니라 역효과를 만들 수도 있다.

특히 개혁보수신당은 앞으로 새누리당에서 의원들을 더 탈당을 시켜야 하는 입장이고, 새누리당은 탈당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두 정당의 경쟁은 아마도 적당한 선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로 인해 서로 경쟁을 하다보면 대선 국면에서도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달리 말하면 보수의 분열로 인해 대선 국면에서도 보수층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의 후보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만들 것으로 보여진다.

4당 체제로 인해 가장 위기에 놓인 정당은 국민의당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당은 지금까지 제3정당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개혁보수신당이 출현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개혁보수신당과 함께 중도층을 잡기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체성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혁보수신당은 안보는 보수에 가깝지만 경제는 진보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당과 상당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 연대설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꾸준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여진다. 국민의당은 개혁보수신당과 연대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연대설은 정치권에서 계속 둥둥 떠다닐 것으로 보여진다.

이것이 호남 민심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호남 민심이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를 얼마나 용납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당은 계속해서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못을 박고 있다. 하지만 호남 민심이 그 진정성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개혁보수신당의 출현으로 인해 정계개편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제3지대에 있는 많은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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