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우리는 흔히 회사에서 듣는 말이 있다. “우리는 한 식구이다”라는 말이다. 사실 대한민국 국민 아니 전세계적으로 어떤 사람이든 밥은 혼자 먹는 존재가 아니다. 함께 밥을 먹을 가족이 있고, 회사 동료가 있고, 조직 구성원이 있다.

이 모든 사람을 통틀어 우리는 ‘식구(食口)’라고 부른다. 식구라는 한자를 풀이 해보면 ‘먹을 식’에 ‘입구’이다. 즉 밥 먹는 입이라는 뜻이다.

은둔형 외톨이나 혼자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혼자서 밥을 먹는다. 최근에는 ‘혼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가족이 있고, 회사 동료가 있고, 조직에 구성원으로 편입돼 있으면 혼밥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회사를 영어로 ‘company’라고 부른다. ‘company’의 어원은 빵을 나눠 먹는 사이라는 뜻이다.

영미권도 그러하고 우리도 그러하고 식구 즉 밥 먹는 사이를 중요시하게 여겼다. 우리는 흔히 길을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 밥 한 번 먹자”라고 한다. 물론 공수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는 인사치레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을 한 두 번 만난 사이에는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할 수 있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의 사이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밑에는 많은 약속이 불가피하다. 그 약속 상당수는 ‘술자리’이지만 술자리를 갖는다는 것도 넓게 보면 ‘밥 한 번 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밥을 먹는 것을 통해 유대감을 갖고 교감을 갖는다. 대통령이 관저에서 혼자 밥을 드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대통령에게 ‘식구’는 무슨 개념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혼밥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본은 ‘혼밥’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밥 한 술 뜨는 것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식구이고 company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