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한진해운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국내 양대 국적선사 중 하나인 한진해운의 청산이 불가피해졌다. 이로 인해 한진해운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놓여있게 됐다.

파산법원 의뢰로 한진해운의 청산가치와 회생가치를 조사해 온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3일 한진해운을 청산하는 것이 낫다는 실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청산가치가 1조 8천억원으로 회생가치보다 2배 가량 높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청산가치가 크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는 이미 선박의 90% 이상을 처분했고, 인력 대부분도 삼라마이더스(SM) 그룹으로 흡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법원의 최종 결정만 남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해운동맹(2M)의 정식회원 가입이 무산됐다. 이는 글로벌 선사로 성장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의 무리한 법정관리가 결국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뒤로 후퇴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이해 못할 투성이었다. 정부가 실물경제의 특성을 무시하고 금융논리로 접근했다.

한진해운 회생 가능성은 현대상선보다 높았다. 이는 여러 연구기관의 보고서에서도 그대로 나왔던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는 17조원의 직간접 피해가 우려된다는 경고도 묵살하고 법정관리를 밀어붙었다.

무엇보다 미심쩍은 것은 대우조선은 16년간 7조원이나 넘는 혈세가 들어갔지만 여전히 부실덩어리였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그러하지 아니했다. 때문에 무리한 구조조정에 대해 미심쩍은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관여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스위스 스포츠시설물 업체 누슬리를 개폐막식장 건설 사업에 참여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은 이미 수주한 업체가 있는데다 사업비가 더 들어간다면서 반대를 했다. 그 이후 문체부는 조 회장에게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문제의 누슬리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회사, 더블루케이와 당시 업무 협약을 맺었던 상태여서 최순실씨의 입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해운 역시 최순실씨의 입김에 의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올 정도였다.

최순실씨 입김이 작용을 했든 하지 않았든 한진해운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나라 해운업이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해운물류는 중요한데 한진해운이 무너지면서 영업망 복원이 힘들게 됐다. 앞으로 정부가 해운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해운업이 과거의 영광을 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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