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새누리당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새누리당의 현재 모습을 보면 혀를 끌끌 찰 정도의 점입가경의 모습이다. 친박과 비박이 서로 상대를 향해 “당을 떠나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친박이나 비박이나 모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이나 비박이나 모두 “최순실씨를 모른다”고 일관해왔다. 그것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것은 바로 새누리당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부던히 노력을 했다. 그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여론만 나와도 무조건 옹호를 넘어서 비판의 상대까지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현재 친박에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호위무사는 새누리당 내부에서 언제든지 있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새누리당이 현재의 교조주의 모습을 보인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서부터 건전한 비판 모임은 늘 존재해왔다.

2000년 1월 한나라당 ‘미래를 위한 청년 연대’가 출범했다. 오세훈·김부겸·김영춘·김성식·원희룡·남경필·정병국·황영철·권영진 등이 핵심 모임이었다. 그들은 제왕적 총재를 없애고 당내 민주화를 이끌어냈다.

2004년 한나라당은 ‘수요모임’을 출범한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김기현·주호영·박형준 등이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을 대폭 뜯어고쳐야 한다” 혹은 “사학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당시 대표와 충돌했다.

2008년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민본21’을 만들었다. 황영철·김성식·김성태·김영우·김세연·권영진·정태근·주광덕·김선동 등이었다. 이들은 MB의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권력실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2선 후퇴를 촉구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 들어와서 이런 비판세력이 사라졌다. 물론 ‘아침소리’ ‘경실모’ 등이 있었지만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비판세력이 사라지면서 고인물이 됐다. 당 지도부는 청와대와 한 몸을 넘어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아무런 쓴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나를 따르라”하면 당 지도부는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심지어 야당이 박근혜정부의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으면 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박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야당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러다보니 새누리당이 점령군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야당과의 협상에서 자신의 마음이 들지 않으면 협상을 결렬시켜놓고 야당이 “발목 잡아서”라는 핑계를 댔다.

더욱이 여대야소 국면으로 인해 야당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잃게 되면서 새누리당 내부의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당내 쓴소리도 없었고, 야당과의 협상도 아예 생각하지 않다 보니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잃어버리고, 청와대의 시녀 노릇을 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올해 4월 여소야대가 발생하면서부터이다. 집권여당이 소수정당으로 전락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야당의 힘이 강해지기 시작하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급기야 탄핵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또한 새누리당은 둘로 쪼개지는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친박과 비박이 서로 다투면서 결국 둘로 쪼개질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새누리당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친박은 아마도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비박은 제3 지대로 나아가서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당내 비판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결국 제2 새누리당이 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과거를 보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의 미래도 없는 셈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