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정민 기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가장 난공불락은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지난 7일 열린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실장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그의 특유의 ‘법률장어’를 발휘했다.

법률장어란 김기춘 전 실장이 법조계에 몸담으면서 각종 혐의에 대해 빠져 나간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김기춘 전 실장은 ‘법률장어’라는 별명답게 청문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요리조리 피해갔다.

이에 이번 청문회도 맹물 청문회 혹은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슬슬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뒤집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것은 주식 갤러리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있는 누리꾼의 제보에 의한 것이었다.

청문회를 지켜본 한 누리꾼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측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최순실을 모른다”는 김기춘 전 실장의 발언을 정면 반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그것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유튜브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로 최태민 관련 의혹에 대해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에게 검증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당시 김기춘 전 실장은 박근혜후보 법률지원단장으로 박근혜 후보 바로 앞에서 그 상황을 지켜본 것이다.

이 영상을 박영선 의원실에 제보를 했고, 그 제보를 받은 박영선 의원은 그 영상을 김기춘 전 실장에게 들이민 것이다.

박영선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의 법률지원단장이었던 김기춘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기춘 전 실장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나이가 들어서”라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댔다. 그동안 최순실씨 이름을 못 들어봤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김기춘 전 실장은 지난달 2일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최순실씨를 알지도 못하고, 통화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청문회 자리에서도 최순실씨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하지만 그것을 무너뜨린 것은 바로 누리꾼들이다.

우리나라 누리꾼들은 일명 ‘네티즌 수사대’라고 부를 정도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끝까지 추적을 해서 관련된 증거를 찾아내는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난공불락이었던 김기춘 전 실장을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일명 ‘네티즌 수사대’의 혁혁한 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과연 특검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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