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주서영 기자] 매년 10월 20일은 ‘초경의 날’이다. 초경의 날은 여성의 초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010년 제정한 기념일이다.

초경의 날 슬로건은 ‘아름다운 첫 인사’로 초경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의미하며 초경의 날 상징은 자궁의 나팔관을 본떠 ‘나팔꽃’을 형상화한 것이다.

초경의 날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초경 연령의 여성 청소년과 가족들을 초청해 초경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어왓다.

초경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산부인과전문의들이 가족과 함께 돕고, 청소년의 건강한 성의식 홍보 및 성인이 돼서도 스스로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각종 여성 질환 예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 ‘제7회 초경의 날’ 행사는 각종 후원이 끊기면서 예산 문제로 취소됐다. 이 밖에도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해 온 ‘와이즈우먼 캠페인’이 중단되는 등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해 벌여오던 공익홍보 사업도 축소 개편돼 운영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초경의 날을 맞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올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 접종과 초경 상담 등이 포함된 건강여성첫걸음 사업이 시작됨으로써 초경 연령대의 소녀들이 앞으로 여성으로서 건강을 스스로 어떻게 관리해 나가야 할지 배울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가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산 190억이 책정된 건강여성첫걸음 사업의 수혜 대상은 47만명이지만, 실제 접종 및 상담에 참여한 여성 청소년은 지금의 속도라면 연말까지 40%를 상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관련 전문가인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백신 접종 및 초경 상담을 받은 소녀들은 참여 대상 중에서도 5명 중 1명꼴에 그치고 있다.

박노준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쥐고 있다는 생각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들은 계속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1월 10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아기울음소리 듣기 프로젝트 2탄’으로 김광수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인공임신중절(낙태), 미혼모 실태, 산부인과의사들의 의견 청취 등이 이루어지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대책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더욱이 ‘초경의 날’이 여성 청소년들에게 반갑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워낙 고가의 생리대 때문이다.

생리대는 여성 청소년들에게는 필수품이지만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지적돼왔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은 약 10만명 정도이다. 그리고 이들 청소년 중 일부는 휴지, 심지어 신발 깔창까지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사회적 이슈가 됐다.

우리나라 가임여성은 1300만명이다. 이 가임여성이 하루에 6장씩 6일간 생리대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시중에 판매되는 36개입 중형 생리대 평균 가격은 평균 6000~9000원으로 월평균 구매비용이 2~3만원 정도다.

펄프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도 생리대 개당 가격이 외국보다 비싼데, 생리대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을 위해 이달부터 중위소득의 40% 이하(4인 가구 175만6570원)인 의료·생계급여 대상 가정의 11~18세 청소년 19만8000명, 지역아동센터 등의 시설 이용자 9만2000명에게 생리대 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 지침 가운데 ‘보건소나 복지시설에 와서 직접 수령’ ‘만 11세부터 만 18세까지만 지급’이란 대목이 논란이 됐다. 보

건소에 직접 방문해 공개된 장소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 등 신상정보를 상세히 적은 뒤에야 생리대를 받아갈 수 있게 한 것은 한창 감수성이 민감한 시기인 청소년의 특성과 여성용품 지원의 예민함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겉이 드러난 채로 108개의 생리대 꾸러미를 들고 가야하고, 초경 연령이 11세 미만으로 내려가는 추세라는 걸 고려하지 않았으며, 사이즈를 선택할 수 없다는 등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12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생리대 지급 방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앞으로는 지자체 실정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e메일로 생리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으며 부모·조부모 등 가족이 대신 신청·수령할 수 있게 하고, 보건소에 신청할 때는 되도록 여성 공무원이 별도 공간에서 신청을 받게 했다.

생리대는 불투명 봉투에 담아 지급하고, 보건소 직원이 주민 건강관리 등의 목적으로 가정을 방문할 때 전달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게 했다. 지역 사정에 맞게 신청·수령 방식을 운용하되 필요할 경우 택배로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사이즈 선택, 초경 연령에 대한 제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생리대가 대·중·소 크기로 36개씩 한 꾸러미로 포장돼 있어 크기별로 다양하게 지급할 수 없다”며 “초경 연령이 10세 이하인 청소년은 2.9%에 불과하다. 필요할 경우 융통성 있게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리대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래서일까. 유한킴벌 리가 저가형 생리대 ‘좋은느낌 순수’를 출시한다. 오는 11월 1일 시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좋은느낌 순수’는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매직쿠션’과 대비해 공급기준 가격이 30~40% 낮다.

앞서 ‘깔창생리대’ 논란 당시 유한킴벌리가 저렴한 생리대 개발 및 출시를 약속하면서 필수 기능에 충실한 저가형 생리대로 개발됐다.

유한킴벌리측은 “프리미엄 라인과 달리 ‘3차원 입체 엠보싱’ 등 특수기능을 적용하지는 않았다”며 “사전 소비자 조사 결과 흡수력, 샘방지 등에서 필수 기능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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