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영 재중국한국인회 부회장

▲ 박제영 재중국한국인회 부회장

항상 인천공항을 통해 출입국 할 때면 여유 있게 유쾌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한 출입국 수속 때문인 듯하다.

출입국자동 심사대를 통과하는 한국인은 그 간편함을 더욱 만끽하며 출입국심사대를 통과 할 것이다. 가끔 외국인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면 인천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ASQ) 9년 연속 세계 1위 평가를 받게 된 이유를 나름의 분석을 통해 설명과 함께 홍보하기도 한다.

지난 4월19일 북경에서 중국손님과 함께 출국한 나는 당일에도 역시 예전과 같이 그런 이야기를 하며 항공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대로 갔는데, 말이 인천공항 자랑이 좀 말이 앞섰다는 후회와 함께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밀려드는 인파로 입국장의 공간이 이미 콩나물시루가 된 가운데 한없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중국인 손님과 출입국 자동심의를 거쳐 먼저 나가서 30~40초마다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해 빠져나오는 내 심정은 아미 비슷했을 싶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는데 어찌해서 심사대는 총 10개밖에 열지 않았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몰릴 줄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이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이미 공항에는 항공사별 이착륙 스케줄이 고정되어 있고 승객의 탑승현황을 통보받아 취합한다면 착륙하는 항공기의 여객 상황은 수시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인데 말이다. 더구나 지금 점심시간이라 관련업무 직원들이 자리를 비워 입국 수속대를 더 열수 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 또한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검색대를 빠져나와 도착항공의 안내판을 보고 더더욱 놀란 것은 세계 각지에서 날아와 오전 11시부터 12시30분 사이에 착륙하는 항공편이 무려 20여 편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외국인이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시간을 평균 35초로 본다면 순조로운 심사과정을 전제로 한 시간 동안 하나의 심사대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100여명 당일 외국인을 위한 심의대가 10개가 동시에 가동 중이었으니 시간당 1,000명을 심의했을 것으로 추산을 한다면 불과 몇 편의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으로도 빠듯했을 듯한데 20편의 항공기가 한꺼번에 동 시간대에 착륙하는 일정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들이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자세로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손님을 맞이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기도하다.

세계 각국은 지금 외국인 관광객 유치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로 근무를 한다면 최소한 손님의 초행길에 가장 중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헤아려보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본다. 아무쪼록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서 고객평가 세계 1위공항의 위상이 계속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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