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외부칼럼
[해외기고] 한국의 결핵발병 문제를 외국에서 접하며이혜원 한뉴문화원장

최근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등 160여명이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를 접했다. 결핵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160명 이상이 감염이 됐다는 뉴스였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대한민국이 OECD 나라들 중 결핵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한민국이 결핵의 문제에 있어 후진국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결핵 발병률이 높은 나라에서 이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른들의 부적절한 조치로 ‘감염자’가 돼버린 어린이들은 훗날 외국체류를 원할 때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뉴질랜드의 경우 이민성에서 이미 대한민국을 결핵 발생률이 높은 나라로 정하고 대한민국 국적의 유학생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결핵치료 관련 사실 등에 주목하고 있다.

몇 년 전 뉴질랜드 정부가 결핵의 보균자에 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지를 보고 놀랐던 일이 생각난다. 뉴질랜드는 누구를 막론하고 뉴질랜드에서 6개월 이상 체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신청할 때 흉부 X-Ray 촬영 결과를 이민성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 유학생이 흉부 촬영을 했고 그 결과는 밀봉이 된 채로 이민성에 비자 서류와 함께 제출됐다.

그 학생은 서류 제출 후 평소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에 등교했고 주변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그 학생과 생활했다. 그러던 며칠 후 갑자기 뉴질랜드 이민성은 그 학생에게 급히 결핵 재검사 요청을 하였고 재검사 결과 결핵보균자로 판정됐다.

결핵보균자로 판정받는 동시에 정부 소속 보건당국 사람들이 학교로 나왔고 그 학교의 모든 학생과 교사들은 혈액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또한 즉시 소독차가 학교에 도착해 학교 내외의 모든 시설에는 소독약이 뿌려졌고 학교는 바로 임시 휴교명령을 받았다. 이는 학교의 결정이 아니라 정부와 보건 당국의 긴밀한 협조 하에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이 학생은 결핵보균자가 보이는 어떠한 증세를 보이지도 않았고 본인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도 어떤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결핵 검사결과에 따라 뉴질랜드 보건 당국이 취한 발 빠른 조치는 본인의 치료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시킬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 학교는 그 후에도 몇 번에 걸쳐 소독차의 방문을 받아야 했고, 학교 내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다. 또한 결핵보균자 당사자는 즉시 병원의 특별 담당 의사로 부터 진료를 받아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결국 3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학생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결핵은 한 번 앓게 되면 폐에 흔적이 남는다고 한다. 이 X-Ray에 나타나는 흔적 때문에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에서 비자를 받을 때 고생하는 사람들을 무척 많이 보았다. 한국에서 발생된 학교의 결핵 감염자들을 생각하며 문득 지금의 학생들이 훗날 외국방문을 위해 비자를 신청하게 될 때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된 결핵 때문에 당하게 될 불이익이 있을 것이 걱정된다.

대한민국이 선진화, 세계화를 외치는 이 시점에, 세계 속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한민국 안에서 어떠한 일들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지를 이번 일을 계기로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뉴스워치  webmaster@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워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