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눈길…기업어음·여전채 등은 주춤
시장 불안 속 자본건전성 강화 전략…“당분간 지속 가능성”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박현 기자] 올들어 카드업계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외부 자금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실적 한파를 겪은 만큼, 올해 자본을 지속 확충하며 건전성을 강화하는 가운데 시장환경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29일 업계애 따르면, 지난 25일 공모 방식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KB국민카드는 수요예측에서 491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으며, 내달 5일 발행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발행액은 최대 2500억원 이내이며, 발행 금리는 4.89% 수준이다. 또 만기는 최초 30년이며, 발행사 결정에 따라 5년 후에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해 조기상환하거나 30년 단위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

지난해 말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약 16.6%,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나타내는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이 약 6.0배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KB국민카드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올해 연말 기준 각각 약 17.6% 및 약 5.8배 수준으로 자본건전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롯데카드도 지난 15일 사모 방식으로 1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6.2%이다. 이미 롯데카드는 2022년 8월 말 4000억원 규모 발행을 예고한 후 구체적인 시기를 검토해온 가운데 최근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이번에 최종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롯데카드는 2019년 6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발행금리는 연 3.95% 수준이었으며, 5년 후 원리금 미상환 시 금리가 연 2.0% 가산되는 스텝업 옵션이 붙어 있었다.

현대카드도 올해 1월 1200억원에 이어 2월 200억원, 도합 14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역시 사모 방식이며, 금리는 5.56%다.

앞서 현대카드는 2018년 7월 금리 4.7%에 3000억원, 지난해 7월에는 6.0%에 1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처럼 카드사별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시장 제반 여건의 불안정성과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인 손실흡수능력과 자본건전성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채권과 증권의 특징을 함께 지닌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일정 부분 자본으로 인정돼 건전성을 개선해주는 역핳을 한다. 지금까지 카드업계가 기업어음(CP), 여신전문금융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지만, 장기간의 고금리 기조 아래 조달비용이 불어나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눈을 돌린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배당 여력에 따라 자금 조달이 원활치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과 관련해 카드사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