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에 평균 1만원 이상 지불…고물가에 부담 가중
저렴한 가격 ‘식사 대용 빵’ 인기…“수요 급증으로 시장 커질 것”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간판.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간판.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손규미 기자] # 여의도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A씨는 요새 부쩍 점심 메뉴를 두고 고민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회사 구내식당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들어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부에서 사 먹는 횟수가 주 1~2회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 A씨는 물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라 메뉴를 고르는 선택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 끼를 먹기 위해 평균 1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등 점심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시의 주요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5% 가량 올랐다.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8000원을 넘어섰다. 냉면은 1만1462원, 비빔밥 1만769원, 삼겹살(200g) 1만9514원, 삼계탕 1만6846원으로 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1~5월 주요 업무지구 5곳(여의도,강남,광화문,구로,판교)의 점심시간 카드 이용금액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여의도의 경우 점심 한 끼에 평균 1만2800원을 결제했고 광화문, 강남은 각각 1만2400원, 1만800원을 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런치플레이션(점심값 급등)으로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직장인들은 직접 도시락을 싸오거나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편의점을 많이 찾고 있다.

SPC 던킨이 지난 28일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출시한 '소시지 잉글리쉬 머핀'. 사진=SPC
SPC 던킨이 지난 28일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출시한 '소시지 잉글리쉬 머핀'. 사진=SPC

이같은 수요에 발맞춰 유통업계에서도 식사 대용 제품군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식사 대용 빵들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식품기업 CJ제일제당과 협업해 조리빵 3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상품은 CJ제일제당의 인기 브랜드를 활용했다.

지난 21일 '맥스봉 소시지빵'을 선보였고, 28일에는 '고메함박 브래드'가 출시됐다. 오는 4월에는 인기 반찬 중 하나인 스팸을 활용한 조리빵이 출시될 예정이다. 

GS25 측은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고객 수요가 늘면서 이번 협업을 기획하게 됐다"며 "인지도와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들을 빵으로 구현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훌륭한 식사 대용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PC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28일 한 끼 식사로 즐기기 좋은 '소시지 잉글리쉬 머핀'을 출시했다. 이는 잉글리쉬 머핀에 소시지와 에그 패티,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로 특히 길쭉한 모양의 소시지를 통째로 넣었다.

던킨 측은 "새롭게 선보이는 핫샌드위치 '소시지 잉글리쉬 머핀'은 1인 가구의 확산으로 혼밥이나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스낵킹'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간편식 메뉴"라고 소개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이달 13일 프레즐 신상품 4종을 출시하면서 식사빵 시장 확대에 나섰다. 

파리바게뜨가 출시한 프레즐은 ▲클래식 프레즐 ▲시나몬 프레즐 ▲크림치즈 프레즐 ▲크림치즈 소보루 프레즐 등이다.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지난달 직영점을 비롯한 일부 매장에서 프레즐을 테스트로 선보였는데, 일부 매장은 조기 품절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이에 힘입어 13일부터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해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식사빵' 시장은 저렴한 한 끼를 먹으려는 수요와 밥 대신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식문화 트렌드 변화가 맞물려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에는 빵이 간식이나 디저트 느낌이 강했다면 요즘에는 밥을 대신하는 주식의 하나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더불어 인구 변화 또한 주요 성장 요인이 되고 있다.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시장 파이가 커질 것으로 관측되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 물가가 크게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대신할 수 있는 식사빵의 인기가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 니즈도 다양화·세분화되고 있어 이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규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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