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선 투입 등으로 15개 분기 연속 흑자…글로벌 톱10 중 6개사는 적자

HMM 드림호. 사진=HMM
HMM 드림호. 사진=HMM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글로벌 8위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국내에서는 매각 협상이 무산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 재매각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질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운업황이 불황인 가운데 지난해 4분기 HMM은 초대형선 확보 등에 힘입어 대만 에버그린과 함께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글로벌 톱10 해운사 중 6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톱10 해운사 중 HMM은 대만 에버그린(7위)과 함께 흑자를 기록했다.

또 덴마크 해운조사전문기관인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HMM의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s·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영업이익은 119달러로, 머스크(94달러)보다 많았다.

HMM은 지난 2020년 2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15개 분기 연속 플러스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업 장기침체를 맞아 HMM이 2011년부터 9년 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이러한 변화에는 용선료 부담을 줄여준 초대형선 확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HMM은 2020년 4월부터 2만4000TEU급 12척, 1만6000TEU급 8척 등 20척의 초대형선을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HMM의 1만5000TEU 이상 초대형선 비율은 53%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상위 20개 선사 평균인 23%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2022년 발주한 1만3000TEU급 12척이 올해 모두 인도되면 초대형선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사선(보유한 선박) 비중도 2019년 20%에서 현재 60%로 크게 늘었다.

반면 톱10 해운사 중 덴마크 머스크(2위)와 프랑스 CMA-CGM(3위),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5위), 일본 ONE(6위), 대만 양밍(9위), 이스라엘 짐라인(10위)이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실적을 공시하지 않는 스위스 MSC(1위)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중국 코스코(4위)를 제외하면 8개 해운사 중 6개사가 마이너스 실적을 올린 셈이다.

특히 머스크는 매출의 13%에 달하는 9억2000만달러(1조2383억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팍로이드와 ONE의 적자 규모도 2억4500만달러(3297억7000만원), 2억4800만달러(3338억800만원)였다. 머스크와 양밍, 짐라인은 작년 3분기에도 적자를 낸 바 있다.

코로나19(COVID-19) 특수 종료와 경기침체 여파로 해운 시황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이 해운사들의 실적을 끌어내렸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지난해 4분기 1000포인트 언저리를 맴돌며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업계가 경기 침체로 급격하게 쪼그라들은 상황”이라며 “홍해 리스크로 전 세계 해상물류의 대동맥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Suez Canal)가 막혀가는 것이 해운 악재가 되고 있으며, 향후 새로운 해운동맹(얼라이언스·alliance) 형성으로 실적 향방이 다시 재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