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를 맞아 한 편의점 야외 진열대에 사탕 상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손규미 기자
화이트데이를 맞아 한 편의점 야외 진열대에 사탕 상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손규미 기자

 

[뉴스워치= 손규미 기자] 8년간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다.

단 한 번도 보답받지 못한 마음이었지만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뺴로데이에 이르기까지 데이 기념일이 돌아올 때마다 필자는 손수 만든 초콜릿이나 사탕을 그 사람에게 건네주곤 했었다.

그떈 뭐가 그리도 좋았었는지 주고도 주고도 늘 부족한 모자람이 있었다.

지난했던 짝사랑도 결국 끝이 나고 연인들만의 행사일 줄 알았던 데이 기념일들도 이제는 가족이나 동료, 모두가 즐기는 이벤트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게는 여전히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창구이자 '사랑' 그 자체인 날들이다.

출입처 홍보팀 분들과 여의도 한복판을 걷다가 화이트데이를 맞은 거리를 둘러보았다.

올해 2024년의 화이트데이는 북적북적대던 이전과 다르게 제법 을씨년스럽다.

고물가 지속으로 살기가 팍팍해지면서 '데이 특수'는 사라지고 판매량도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한 켠에서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사탕이 왠말이냐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애도 결혼도 포기하는 2030세대...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대한민국 미혼남녀(20~59세) 10명 중 7명은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75.8%로 ‘연애하고 있다’는 비율(24.2%)보다 3배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문제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배가 부른 이야기라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와 교감하고 존중받고 또 서로를 알아가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철없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사람들이 사랑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사랑이 가득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필자 또한 꽤나 아픈 기억으로 남긴 했지만 이따금씩 그립기도 하다.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좋아했던 마음이.

손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분이 떨리고 떨려서

온 몸이 심장으로 뒤덮여 있는 것만 같았던 그 시절이.

손규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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