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사장 최종후보로 선정…27일 정기주총서 공식 선임 예정
‘내부 인사 및 전문성’ 호평…향후 독립경영 유지·노사 통합 관건

NH투자증권은 ESG활동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데 진심이다. 원화ESG채권을 국내 최초 발행하고 기타 환경 관련 투자에도 직접 나서고 있지만 천사펀드 조성, 한국임팩트금융 투자 등 사회공헌 투자에도 열심이고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ESG리포트를 발간해 ESG투자 저변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NH투자증권 본사 전경. / 사진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본사 전경. / 사진 =NH투자증권

[뉴스워치= 박현 기자] NH투자증권이 차기 사장으로 윤병운 부사장(57)을 내정한 데 대해 관록과 전문성을 지닌 내부 인사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내정 과정에서 불거진 독립경영 훼손 우려와 노조 반발 등은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윤 부사장을 차기 사장 최종후보로 결정하고, 이어 소집된 정기 이사회에 추천했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윤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잎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 차기 사장 후보군에 윤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선정한 바 있다.

윤 부사장은 지난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현재의 NH투자증권에 이르기까지 기업금융(IB)과 커버리지(븐석),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전임 정영채 사장과 20년 가까이 함께하며 요직을 두루 거친 증권업계 전문가라는 평이다.

따라서 이번 윤 부사장의 차기 사장 내정에는 업권 전반에 대해 장기간 폭넓은 인식과 이해도를 축적해온 내부 인사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전문성 역시 CEO로서 지녀야 할 핵심 요소라는 시각도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인선 과정 중에 농협중앙회와 NH투자증권의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 간 마찰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NH투자증권이 유지해온 독립경영 기조가 앞으로 바뀌게 될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농협은 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 지분 56.82%를 갖고 있는 구조다. 따라서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이며,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당초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NH투자증권과 여타 농협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유찬형 전 부회장을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증권업 전문가가 맡는 것이 적합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이 지난 7일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해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선임 절차 등을 살펴보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농협중앙회를 겨냥해 NH투자증권의 내부 인사에 지나친 개입을 자제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결국 윤 부사장이 차기 NH투자증권 사장으로 내정됐지만, 이번 과정에서 나타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 행사 움직임이 향후에도 여러 가지 형태로 드러날 경우 기존의 독립경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과제로 제시된다.

노조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NH투자증권지부는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부사장이 차기 사장에 부적합한 인사라고 각을 세웠다.

노조 측은 “윤 부사장이 차기 사장이 된다면, 앞으로 노사상생은 기대하기 어렵고 매시간 투쟁과 갈등으로 NH투자증권이 망가져 가는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사장이 이처럼 내정에 반대하는 노조를 어떤 방식으로 설득하며 노사 통합을 이뤄낼지도 주목되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장 취임 후 전문성을 바탕으로 범농협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할지 여부가 CEO 역량을 보여주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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