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슈머 열풍·가성비 수요 맞물려 인기몰이…품귀현상까지
판매량 늘자 “당분간 대용량 상품 출시 이어질 것” 전망

CU가 최근 출시한 초대형 사이즈 삼각김밥. 사진=BGF리테일
CU가 최근 출시한 초대형 사이즈 삼각김밥. 사진=BGF리테일

[뉴스워치= 손규미 기자] 최근 들어 편의점들이 대용량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크기를 키운 빅사이즈 상품이 잘 팔리고 있어서다. 업계는 대용량 제품의 인기 요인에 대해 MZ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펀슈머 열풍과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가에서는 소포장·소용량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1인 가구가 1000만에 이를 만큼 크게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있어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제품의 용량을 대폭 늘린 '빅사이즈' 열풍이 불고 있다. 왜일까.

그 이유는 GS25 '점보라면 시리즈'의 인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GS25는 지난해 5월, 넷플릭스 점보 팝콘을 출시한 데 이어 공간춘, 팔도점보도시락, 오모리 점보도시락을 잇따라 출시한 바 있다.

이들 3개 시리즈는 GS25의 전체 용기면 150여종 중에서 각각 판매량 1, 2, 4위를 기록하는 등 5위 안에 전부 들어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PB라면 상품의 판매량이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와 같은 이른바 스테디셀러 라면들을 제치고 상위를 차지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는 게 GS25 측의 설명이다. 그만큼 점보 대용량 상품에 대한 인기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펀슈머 열풍을 타고 SNS 상에서 '먹방 챌린지'가 유행한 덕이 컸다. 점보 라면 출시 이후 먹방 유튜버, 연예인, 일반인들까지 너도나도 먹방 챌린지에 나서면서 유튜브 누적 조회 수가 2억뷰를 넘어섰다. 여기에 대용량 상품이 가지고 있는 이슈성, 화제성 등으로 인해 입소문이 나면서 한때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GS25 관계자는 "유튜브 콘텐츠 수요를 겨냥해 출시하기 했지만,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점보라면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다 보니 그 후속작, 스핀오프 상품들이 많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GS25의 점보라면 시리즈 인기를 시작으로 빅사이즈 열풍이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CU도 이에 발맞춰 대용량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CU는 최근 초대형 사이즈의 삼각김밥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총 200g에 달하는 거대 사이즈의 자이언트 핫도그를 출시했다.

자이언트 핫도그는 약 80g 정도의 일반 핫도그에 비해 2.5배, 기존에 판매하던 빅 사이즈 핫도그(130g)보다도 1.5배나 큰 용량이다. 핫도그 안에 들어있는 소시지만 130g에 달한다. 

앞서 출시된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의 경우, 네 가지 다른 맛의 삼각김밥을 한 용기에 담아 개별 구매 때보다 1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루 평균 점포 발주량이 3만개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지난 2014년부터 자이언트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초대형 크기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떡볶이, 닭강정 등 자이언트 시리즈는 출시 상품마다 큰 인기를 얻으며 올해 2월 기준 누적 판매량 80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3.1%나 상승하는 등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좋은 대용량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24에서도 일반 삼각김밥(100g)보다 중량을 절반 늘린 더빅삼각김밥(150g)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일반 삼각김밥 매출은 전년 대비 28%, 더빅삼각김밥 매출은 43%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물가에 유통 및 식품 업계에 대대익선, 거거익선 트렌드가 불면서 CU도 관련 수요에 맞춘 가심비 상품들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편의점이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 쇼핑 채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용량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업계의 '빅사이즈 마케팅' 또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상품 출시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부분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소비자가 원한다면 지속적으로 검토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규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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