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 과제 중 신성장동력 확보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전환
업황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자회사나 시설 매각 등으로 재무적 부담 최소화
LG화학, 여수 NCC 2공장 매각 진행…롯데케미칼, 해외 사업 매각 및 매각 추진

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석화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 등 리스크(RISK·위험)로 인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부 한계사업 정리 및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 등 포트폴리오(portfolio) 다변화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업계를 대표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실적 부진으로 일부 한계사업 정리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의 개편이 빠르게 이뤄지는 중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120대 국정 과제 중 26번째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 경제 전환 촉진’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기 위해 경제 체질을 선진화하고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견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한때 세계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한국 경제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한 석유화학 제품이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가격 경쟁력에 밀려나면서 한계사업으로 판단하고 정리 수순에 돌입한 모양새다.

먼저 LG화학은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Naphtha Cracking Center) 제2공장을 분할 후 지분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활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을 포함한 각종 기초 유분을 만드는 생산시설이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여수 NCC 공장 가동을 멈추고 7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공장을 다시 가동한 바 있다. 올해는 통매각이 아닌 지분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해 쿠웨이트석유공사(KPC)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사업을 자회사로 분할한 뒤 KPC에 지분 약 49%를 매각해 합작법인(JV·Joint Venture)을 만드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되면 51%라는 지분을 유지해 지배력을 가짐과 동시에 자산효율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약 1조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등 한계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향후 범용 제품 생산을 위해 에틸렌은 여수 NCC 1공장에 전담시키고, 2공장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NCC 공장을 보유한 롯데케미칼도 한계사업 정리에 활발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현지 범용 제품 공장 매각을 추진했고, 올해에는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까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조5051억원에 인수했던 말레이시아 법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도 지난 2010년대 높은 순이익을 거뒀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매각이 본격화되고 있다.

LC타이탄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C₂H₄·Ethylene), 폴리에틸렌(PE·Polyethylene), 폴리프로필렌(PP·Polypropylene) 등을 생산하면서 롯데케미칼의 해외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2022년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상태인 데댜 최근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한 상황이며, 국내외 석화기업 및 대형 사모투자펀드(PEF·Private Equity Fund) 등을 대상으로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제품이자 저수익에 머무른 사업군을 과감히 축소하고 분리막, PE·PP, 태양광 EVA 등 고부가 소재로 생산 라인을 확대해 수익성 증대를 꾀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또 2030년 고부가가치(스페셜티)제품과 그린 사업에서만 매출 6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측에 따르면 한계사업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모두 석유화학 제품이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가격 경쟁력에 밀려나면서 한계사업 정리라는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 전환을 통해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를 집중,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신성장동력 확보 등 석화업계의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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