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KB·하나·우리 이어 26일 신한 등 4대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시즌 임박
여성비중 확대·다양한 전문성 등 이사회 재편…주주환원정책 강화도 눈여겨볼만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22일, 신한금융지주가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사진=각 사 제공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22일, 신한금융지주가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사진=각 사 제공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곧 막을 올린다. 올해 주주총회는 주주환원강화정책과 더불어 이사회 재편 등을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면서 은행주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하나·우리금융그룹이 22일 주주총회를 연다.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번 주주총회 관전포인트로는 금융당국이 내놓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른 이사회 재편을 눈여겨볼 만하다. 금융당국은 이사 수 증진을 통한 경영진 견제 및 성별, 직군전문성 등 다양화를 주문한 바다.

22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KB금융은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수를 기존 7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5년 임기를 채운 김경호 사외이사 후임으로 이명활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권선주, 오규택, 최재홍 사외이사 3명은 재추천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 후에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데, 이는 이미 일찍이부터 전문성을 확보하는 등 사외이사 개편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KB금융은 통상 사외이사들의 전문 분야가 금융·경제·경영 부문에 쏠려 있는 것과 달리 ESG를 비롯해 디지털, IT, 법률 등 다양한 전문성에 집중해왔다. 타 금융지주들이 확대한 여성 사외이사 비중 역시 이미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3명이 자리하고 있다.

변화가 미미한 KB금융과 반대로 가장 많은 변화를 꾀하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임기가 끝난 김홍진, 양동훈, 허윤 사외이사 자리에 주영섭, 이재술, 이재민 후보가 추천됐다. 임기 종료를 앞둔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이사는 재임을 추천했다. 이에 더해 IT전문가인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할 계획이라 사외이사진은 8명에서 9명으로 확대된다. 여성 사외이사 수 역시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무엇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1인 체제였던 사내이사를 함영주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 등 3인 체제로 확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사회에 내부 인사가 많을 경우 경영상 외부 감시기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하나금융은 불확실한 대내외 금융환경에 대응코자 책임경영 및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두 계열사 CE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외부에선 함 회장이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함 회장 후임 검증 의도도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신한금융은 26일 주총에서 9년간 사외이사를 역임해온 성재호 이사와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이윤재 이사가 퇴임한다. 두 사람을 대신한 후보로는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가 추천됐고,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종료되는 곽수근, 김조설, 배훈, 윤재원, 이용국, 진현덕, 최재붕 등 7명의 사외이사는 1년 중임을 추천했다. 여성인 송 교수 합류로 신한금융은 9명의 사외이사 중 3분의 1인 3명으로 여성 비중이 늘게 됐다.

우리금융은 임기가 만료되는 정찬형·윤인섭·신요환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임기만료로 퇴임하는 송수영 이사를 대신해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 2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한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수는 6명에서 7명으로 늘고, 여성 이사 수도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과 더불어 과점주주 영향력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전 우리금융 사외이사 6인 중 5명인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였지만, 이번 주총 안건이 통과되면 그 비중이 줄어들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4대 금융의 주주환원 확대 경쟁도 주목할 점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세 곳은 2023년 배당금을 전년보다 인상했다. KB금융은 2022년 2950원이었지만 2023년에는 110원 올린 3060원으로 결정했으며, 신한금융은 2065원에서 2100원으로 35원 인상, 하나금융은 3350원에서 3400원으로 50원 인상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당 배당금을 높이는 이례적 행보를 보인다. 우리금융은 순이익이 20%정도 줄어들면서 배당금이 1130원에서 1000원으로 130원 감소했다.

4대 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은 모두 30%선을 넘겨 눈길을 끈다. 총주주환원율은 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 등 주주 환원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배당금을 인상한 금융지주 중 KB금융은 2022년 27.9%에서 2023년 37.5%로 가장 많이 뛰었고, 신한금융은 29.9%에서 36%로, 하나금융은 27.4%에서 32.7%로 상승했다. 배당금을 줄인 우리금융 역시 배당금 인하 폭이 순이익 감소분보다 작아 총주주환원율은 26.2%에서 33.7%로 뛰었다.

이와 함께 4대 금융지주는 자사주 소각도 진행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908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규모별로는 KB금융이 가장 큰 3200억원어치를 소각할 예정이다. 자본 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지난해 말 기준 13.58%를 기록해 목표치(13%)를 넘긴 만큼 초과분을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하나금융이 3000억원어치를, 신한금융은 1500억원어치 자사주 소각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시가 1300억원어치에 달하는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1.2%를 올해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완료 시 이를 모두 소각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같은 주주환원강화정책은 은행주 상승세로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를 포함해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등을 구성종목으로 담고 있는 KRX 은행 지수는 18.95% 뛰었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가 0.5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상승률이다.

이에 더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 요구 등 소액주주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 정부가 은행주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대표 주자로 낙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정황 등에 영향을 받아 결산 배당 기준일이 지나고도 주가가 상승세에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은행들의 배상 규모가 시장 우려에 비해 크지 않을 경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이번 금융지주 주주총회는 기업들의 주주환원을 주목할 만하다”면서 “특히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확대는 지배구조 개선 등에 따라 일시적 이슈이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주주환원정책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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