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주관사별 물밑협상 재개…대형 대물로 롯데손보·동양생명 대두
M&A 시장 규모 확대로 여건 양호…“하반기 구체적 윤곽 나올 수도”

롯데손해보험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뉴스워치= 박현 기자] 올초 ‘정중동’ 행보가 감지됐던 보험사 M&A 활동이 점차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대형 매물로 평가받는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을 비롯해 매각 대상 보험사의 각 주관사들이 물밑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M&A 성사까지 전망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에 올라 있는 보험사는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6개사다. 이 가운데 이전부터 매물로 거론되던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올해 사실상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선 매머드급 매물로 평가된는 롯데손해보험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미 최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실무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JP모건은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와 몇몇 보험사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각 협상이 구체화될 경우, 매각가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매각가가 1조원 이상으로 점쳐지는 동양생명에도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최대주주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지분 75.3%를 지닌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이문구 대표를 새로 선임한 바, 업계에서는 회사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역시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최대주주인 ABL생명도 지난해 11월 매각 절차가 중단됐었지만, 약 16조원의 자산 규모를 앞세워 올해 다시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양생명은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295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향후 유리한 입장에서 매각 협상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G손해보험 매각 절차도 지난해에 이어 예금보험공사가 주관하고 있다. 지난 1월 회계·법률자문 용역 입찰공고를 낸 예금보험공사는 머지않아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KD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매각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14년부터 매각이 추진돼온 KDB생명은 올해 다시 M&A 시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지난해 매각 협상에서 드러난 부실 규모에 대해 시장이 어떠한 평가를 내릴지가 주요 척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프랑스 BNP파리바카디프가 최대주주로 지분 85%를 보유 중인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BNK금융지주와 사모펀드 운용사 투논파트너스가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어, 매각 작업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력 변액보험상품에서 파악된 홍콩 ELS 관련 리스크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올해 보험사 M&A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지난해 新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불거진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해소되고, 실적 향상도 함께 이어진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우량 대형 매물이 대두되며 매각 시장 규모가 확대돼 인수 여건이 한층 양호해진 것도 하나로 꼽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보험사 매각의 여러 조건이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이 중 금리인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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