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804조4890억원 규모로 성장 전망…정부, 2025년 상용화 목표
국내 기업, 시장 선점 각축전·경쟁력 확보 경쟁…풀어야 할 숙제 적지 않아

한국공항공사 UAM Vertiport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SUSEO E-VERTIPORT’(원광대 정진우, 국민대 이동규/이정엽/오승원) 조감도 모습. 사진=한국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UAM Vertiport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SUSEO E-VERTIPORT’(원광대 정진우, 국민대 이동규/이정엽/오승원) 조감도 모습. 사진=한국공항공사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하늘을 나는 택시’를 타고 코엑스에서 김포공항까지 15분 만에 날아가는 꿈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미래 하늘길을 누비게 될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UAM)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돌입한 모양새다.

8일 국토교통부의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61억달러(8조568억8000만원) 규모인 글로벌 UAM 시장의 규모는 초기 상용화 시점인 2025년 109억달러(14조3967억2000만원), 2030년 615억달러(81조2,15억원)로 급성장하고 2040년에는 6090억달러(804조489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은 2050년 전세계 UAM 이용객 수는 4억45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UAM 시장을 살펴보면 2025년 2억1000만달러(2773억6800만원)에서 연평균 25.8% 이상 성장해 2040년 109억달러(14조3967억2000만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40년 기준 기체(제조)가 9.5%, 인프라가 15.5%, 서비스가 7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플라잉 카’(Flying Car) 혹은 ‘에어 택시’(Air Taxi)로 불리는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음·친환경 동력 기반의 소형 항공기를 활용한 신개념 이동 수단이다. UAM은 30~50㎞ 단거리 항공교통 서비스로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의 지상교통 혼잡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항공기술, 경량화 소재, 자율주행, 5세대 이동통신(5G·IMT-2020) 통신,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미래 도시 교통체계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미래 도시의 교통 혼잡을 해결할 방안으로 꼽힌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교통체증 및 환경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UAM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태다.

ADEX 2023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에 탑승 중인 관람객. 사진=최양수 기자
ADEX 2023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에 탑승 중인 관람객. 사진=최양수 기자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K-UAM 로드맵’을 통해 UAM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오는 2025년 UAM 상용화를 시작해 2035년 대중화를 계획 중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한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심항공교통법)은 올해 4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경쟁력 확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UAM 상용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수년 내 미국, 유럽, 중국, 영국, 브라질 등 전 세계에서 UAM 기체를 주문하며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UAM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UAM 시장에 항공, 자동차, IT(정보기술) 등 관련 분야의 주요 기업이 진출해 생태계 선점을 위한 양해각서 및 업무협약(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공동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 지분 투자 등 전략적 제휴 추진 중이다.

2025년 UAM 상용화를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은 ▲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컨소시엄 ▲유에이미트라(UAMitra) 컨소시엄 ▲현대자동차-KT 컨소시엄 ▲K-UAM 드림팀 컨소시엄 ▲UAM 퓨처팀 컨소시엄 ▲롯데 컨소시엄 ▲대우·제주 컨소시엄 등 7개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SK텔레콤, 한화시스템 등 컨소시엄 내 포함된 국내 민간 기업 및 단체만 46곳에 이른다. 

도심개인이동 수단용 듀얼모드 플라잉카 및 모바일스테이션 축소 모델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도심개인이동 수단용 듀얼모드 플라잉카 및 모바일스테이션 축소 모델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이미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UAM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 모바일 박람회 ‘MWC 2024(Mobile World Congress 2024·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에서 UAM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해 컨소시엄 중 첫 번째로 통합실증에 나섰다. UAM의 교통관리시스템 개발도 진행했다. 또 운항사 관점의 시스템,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등 초기 UAM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부뿐 아니라 다양한 업체와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3사(社)와 카카오, 대우건설 등도 R&D·상용화 업무 MOU, 컨소시엄 구축, 지분 투자 등을 추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 SA-2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 SA-2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중요한 것은 국내 UAM 상용화 목표 시점이 임박해 오면서 경쟁력 확보 및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UAM 기체 개발에 적극적인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 ‘슈퍼널(Supernal)’ 등 일부 기업은 세부 작업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인증체계의 부재를 지적한다. 기체 인증체계, 표준화 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개발에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이다. 눈에 보이는 기체 개발이나 버티포트(Vertiport·UAM 이착륙장) 등의 실증과 함께 관련 인증 절차 등도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국내 기술수준은 인프라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최고 기술국 대비 기술수준이 70% 이하로, 대부분의 기술 부문을 포함한 R&D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센서, SW, 항법, 충돌회피 등 자율비행 기술과 UAM 통합 교통관리, CNSi, 운항정보 수집 분석·공유 시스템 등 운영 자동화 및 데이터 활용 통합 시스템 관련 R&D가 시급하다. 기체, 부품 및 인증, 규제 관련 기술 등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사슬) 구축도 시급하게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UAM의 실증사업 추진과 함께 법·제도 정비부터 기술 경쟁력 확보 부분까지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점이 많아 정부의 상용화 목표가 달성이 가능할지 아직은 우려스럽다”며 “안전 문제도 걸려 있는 만큼 인증에 대한 측면을 확보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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