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4社, 예비입찰 LOI 제출하며 참여 의사 밝혀
만만치 않은 인수가에 인수 의향은 큰 차이 보여
선두권 제주항공 미온적 태도…인수전 흥행 ‘빨간불’

강서구 오쇠동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강서구 오쇠동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매각을 위한 인수전에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인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총 4곳이 입찰 의사를 공개했다.

이번 인수전이 ‘4파전’이 되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제주항공의 미온적인 태도와 만만치 않은 인수가격으로 인한 각사마다 인수 의향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흥행에 ‘푸시시’ 김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항공업계에서는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s)를 대표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ions)에 대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조건부승인을 내린 가운데 승인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진행됐다.

먼저 지난달 28일 매각을 주관하는 스위스 금융기업 UBS에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이 인수의향서(LOI·Letter Of Intent) 제출했다. 또 최근 UBS는 LOI를 제출한 LCC 4곳에 적격인수자 후보(숏리스트·Short list)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KDB산업은행·UBS는 조만간 LCC 4곳에 대한 현장 실사를 벌인 뒤 최종 매수기업을 선정할 방침이다.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는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는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LCC 4곳 참여로 인수전은 흥행 조짐을 보였는데 뜻하지 않은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인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 경영진은 일찌감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3500억원 수준이고 부채비율도 473%에 달한다.

모회사인 애경그룹 상황도 인수전에 미지근한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지난달 KB증권에 제주항공지분 9.67%를 담보로 500억원을 대출했다. 현재 계열사 지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대상이 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제한성을 정량·정성평가로 따지게 되는데 경쟁제한성과 집중도를 알아볼 수 있는 HHI(허핀달-허쉬만 지수)가 참고지표로 사용되는데 제주항공은 이미 국내선 화물 점유율이 11.6%로 조사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를 시도할 경우 HHI 증분 기준을 넘어선다. 이로 인해 제주항공이 HHI 기준 미충족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가 불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서구 오쇠동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강서구 오쇠동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이미 앞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에서 선두권으로 평가받던 LX그룹이 참여를 포기하고 팬오션(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되면서 입찰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또 다른 인수 후보들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인수액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이 보유 중인 부채 1조원과 함께 매각 주정 5000억~7000억원, 여기에 더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대다수가 30년 이상 된 노후 기종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 비용까지 만만치 않은 가격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에어인천이 규모가 크지 않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는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4파전에서 2파전이 될 조짐이 보이면서 흥행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칫 HMM 인수전의 전철을 밝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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