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손흥민 이어 임영웅 발탁하며 시너지 효과…우리금융은 김희애 기용
광고모델 발탁에 신뢰도 및 높은 스타성 기준…전 세대 아우르는 쌍끌이 전략

하나금융그룹이 손흥민에 이어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손흥민에 이어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와, 어떻게 저 두 사람을 모두 섭외했지?”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23일, 가수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날 금융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같은 반응을 내놨다. 이미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해 활발하게 활용해온 하나금융그룹이 임영웅까지 섭외한 데 부러움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 업권, 금융권의 광고모델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오전 하나금융그룹 유튜브 채널의 15초짜리 광고 ‘자산관리의 영웅은 하나!’ 영상은 777만6607회를 기록했다. 임영웅 발탁을 알린 지난달 23일 게재된 후 13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다른 광고영상과 달리 아예 하나 패밀리 채널에 임영웅 이름을 따 ‘영웅은 하나’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 채널의 구독자는 22만2000여명으로 하나금융그룹 유튜브 채널 구독자(60만9000명)의 30%를 넘겼다.

뜨거운 인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각 영업점에서 임영웅 포토 카드, 포스터 등을 지급하고 있는데 한정된 물량 때문에 팬들이 오픈런을 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임영웅의 ‘굿즈(기념품)’를 받기 위해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이 늘었고, 특히 주요 팬층인 중장년층 고객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접촉하며 공을 들인 하나금융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주장으로 국민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손흥민에 이어 반짝 인기에 머물지 않고 수년째 톱 자리를 유지하면서 이미지도 깨끗한 임영웅까지 기용하면서 광고업계의 두 대어를 양손에 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존 광고모델인 손흥민 선수의 건강하고 활기찬 이미지에 가수 임영웅의 선하고 따스한 이미지가 더해지며, 그룹에 대한 높은 브랜드 친밀도가 전 세대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이 광고모델로 엄청난 시너지를 보고 있는 가운데 타 금융사들도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모델 발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자산 관리 브랜드 ‘투 체어스(Two Chairs)’ 모델로 배우 김희애를 영입했다.

광고에서 김희애는 1인 2역을 소화하며 투체어스 자산관리의 강점을 강조한다. 서로 마주 보고 앉은 2명의 김희애는 “나한테만 집중하네?”, “너 관리 받을 때 됐잖아” 등의 대화를 통해 ‘고객에게 집중하는 자산관리 포트폴리오 전문은행’이란 목표를 내세운 투체어스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관록의 여배우, 김희애가 오랜 연예계 생활을 통해 쌓아온 신뢰도와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투체어스’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 광고에 고스란히 녹아 들었다.

김희애를 모델로 기용한 우리은행 측 관계자는 “김희애의 이미지와 투체어스 자산관리서비스는 고품격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며 “김희애가 기존 우리금융그룹 모델인 아이유와 함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우리은행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이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아이유와의 계약 연장을 검토 중에 있으며,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 광고 모델도 추가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금융그룹은 자산 관리 브랜드 ‘투 체어스(Two Chairs)’ 모델로 배우 김희애를 영입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자산 관리 브랜드 ‘투 체어스(Two Chairs)’ 모델로 배우 김희애를 영입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무엇보다 금융사들은 광고모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인물이 가진 ‘신뢰’ 이미지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금융의 손흥민, 임영웅은 물론이고, 우리금융의 아이유, 김희애 역시 올바르고 성실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스타들이다. KB금융그룹이 오랜 시간 함께해온 ‘피겨퀸’ 김연아는 두말하면 입 아픈 성실과 성공의 아이콘이다. 여기에 높은 국민적 선호도까지 더해져 있다. KB금융의 또다른 광고모델인 배우 박은빈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기를 얻은 데다 아역 때부터 쌓아온 성실함과 열정을 인정받은 좋은 이미지로 분류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이뿐 아니다. NH농협금융 모델로 활약 중인 배우 강하늘은 평소 연예인 동료 선후배들 사이에서도 미담이 넘쳐나는 선한 스타의 표본으로 꼽히며, DB손해보험과 7년째 함께하고 있는 임윤아 역시 걸그룹 소녀시대 활동과 연기를 병행해오는 와중에 흐트러짐 없이 올바른 자기관리를 보여주며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스타다. AXA손해보험이 지난달 모델 계약을 체결한 배우 김혜수 또한 아역시절부터 중년에 이른 지금까지 흠결없이 자기 관리를 해온 신뢰도 높은 스타로 꼽힌다.

그런가 하면 금융사들은 신뢰도가 좋은 모델 기용과 함께 ‘높은 스타성’을 보유한 이들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tvN 예능 프로그램 ‘지구오락실’로 높은 인기를 구가한 걸그룹 아이브의 안유진을 모델로 발탁해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를 전했고, 신한금융그룹은 대세 걸그룹 뉴진스와 인연을 맺고 있다. 2022년 디지털 전환 추진 시 단발 광고 모델로 뉴진스를 기용했던 신한금융그룹은 그룹통합앱 ‘신한 슈퍼SOL’을 내놓으면서 다시 1년간 광고계약을 맺고 뉴진스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KB국민은행도 최근까지 걸그룹 에스파가 광고모델로 활약한 바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스타성이 높은 이른바 '대세스타'를 발탁하면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연결고리가 된다”면서 “인기가 높은 스타일수록 화제성이 높고 시너지도 좋은 데다 신선한 느낌과 함께 대중적 어필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견배우, 운동선수, 트로트가수부터 아이돌까지 금융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영역의 인물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금융업권의 특성 때문이다. MZ세대부터 70~80대까지 전 연령층이 은행을 이용한다. 더욱이 최근엔 청소년 카드, 초등생 용돈 어플 등 10대 초반까지 금융 이용 연령층이 낮아진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신뢰와 스타성을 모두 가진 인물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게 한층 효과적이다. 더욱이 이번 하나금융의 임영웅 사례로 광고모델 기용에 따른 효과가 다시 한번 입증되면서 금융권의 광고모델 전략이 중요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보수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아이돌을 기용하거나 새로운 형식의 광고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중장년층의 신뢰도도 함께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폭넓은 연령층 확보를 위해 신뢰와 스타성 등 전략을 함께 가져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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