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60대 CEO 연이은 퇴진…부동산PF 등 각종 리스크·실적 악화 등 영향
50대 경영인 전면 부상 본격화…조직·분위기 쇄신으로 재도약·반등 모색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박현 기자] 주요 증권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각 CEO 거취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세대교체 움직임 외에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홍콩 ELS 논란 등 업권을 관통하는 굵직한 이슈가 이어졌던 만큼 관련 여부에 따라 CEO별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여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4일 이번 주총을 마지막으로 사임한다는 뜻을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지난 2018년 CEO에 오른 후 2020년과 2022년 연이어 연임에 성공한 정 대표는 올해 4연임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앞서 ‘증권사 최초의 여성 CEO’로 꼽히는 박정림 KB증권 대표도 2019년 선임 후 올해 4연임을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이를 두고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 정 대표에게 ‘문책경고’ 처분을 내린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이같은 금융위 조치에 반발해 법원에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이면서 징계 효력은 일시 정지된 상태다.

2014년 CEO에 올라 10년간 총지휘를 맡아온 김신 SK증권 대표도 올해 4연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SK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이익 15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44.2%, 82.9% 하락을 기록했다. 부동산PF 리스크 등이 확대되며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역시 이번에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적자 전환 등 실적 악화와 부동산PF 리스크, 부동산 대출 꺾기 의혹 등 악재가 겹쳐서다. 더불어 모 그룹인 DGB금융그룹 김태오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자회사 사장단 교체 가능성이 커진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0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11월에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12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등 증권업계 주요 CEO가 물러난 행보와 맞물린다.

이로 볼 때 실질적으로 증권업계 전반에 CEO 세대교체 강풍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60대 연령의 CEO 퇴진이 줄을 잇고, 상대적으로 젊은 50대가 경영 전면에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롭게 사령탑을 구성함으로써 조직과 분위기를 쇄신, 올해 재도약 또는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회사별로 기존 CEO에 대해 각종 리스크 관리 능력과 실적 등 사업 성과에 대해 포괄적인 평가를 내림으로써 연임 여부도 고려하겠다는 판단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CEO 세대교체 흐름으로 업종 전반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종래의 사업 노하우와 축적된 경험을 사장시키기보다는 향후 사업환경 변화에 맞게 접목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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