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3월이 되었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 왔으니 이제 본격적인 2024년이 시작된 셈이다. 그리고 전공의들은 여전히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환자의 고통과 시름이 깊어가는 이 와중에, 요즘 ‘의새’라는 신조어가 자주 눈에 띈다. 일부 의사들은 자신이 ‘의새’라며 SNS를 통한 커밍아웃을 하기도 하였는데, 보도를 보니 국민은 이들에게 ‘철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의사들의 파업에 관한 기사를 보노라니 성형외과가 매우 인기 있는 고소득 분야라고 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성형한다는 말인데, 이는 치료목적 이외의 성형을 부끄러운 행동으로 치부하였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필자에게 상당히 낯선 일이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다양한 매체가 현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러한 TV나 유튜브, 영화 등의 미디어 매체들은 현대인에게 더욱 아름다워지라고 유혹을 하고 있다. 한때 금기시되다시피했던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은 우리 사회에서 점차 일반화되어 개인에게 신체적 변화와 희망을 약속해주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미에 대한 권한의 부여와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를 통해 나타난, 아름다움과 자기 가치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인식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미용 성형수술은 미묘한 개선에서부터 더욱 과감한 변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시술을 포괄하고 있다. 쌍꺼풀 수술, 코 성형부터 가슴 확대, 지방 흡입, 안면 성형까지 선택의 폭은 끝이 없어 성형을 원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와 불안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러한 수술이 과거보다 안전하고 접근하기 쉬워졌다지만, 그런데도 수술을 받기로 한 결정은 여전히 개인적이며, 종종 사회적 압력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유감스럽지만, 미용 성형수술의 결과가 항상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의 가장 널리 퍼진 부작용 중 하나는 시술 중 및 시술 후 합병증의 위험이다. 수술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없는 수술은 없다. 감염과 흉터부터 마취 관련 합병증에 이르기까지 신체 강화를 향한 여정에는 종종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수반된다. 더욱이 이상적인 외모를 추구하는 것은 개인의 심리적 안녕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개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현실적인 기대와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따르라는 비이성적인 압력으로 인해 갈등할 수도 있다. 성형수술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은 신체 이형, 우울증, 불안 등으로 나타날 수 있어 수술 전 종합적인 상담과 수술 후의 지원도 중요하다.

개인 수준을 넘어 미용 성형수술의 파급효과는 더 넓은 사회적 문제로 확장된다. 미용 시술의 일반화는 달성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이상을 영속화하고 이를 따르도록 하는 사회적 압력을 강화시킨다. 외모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육체적 완벽함을 강조하다 보면 내면의 아름다움과 자기 수용의 가치가 무색해질 수 있다. 성형수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일회용 플라스틱 및 포장재를 포함한 의료 폐기물의 생산 및 처리는 환경 파괴와 오염에 이바지한다.

무엇보다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의 가장 논쟁적인 측면 중 하나가 바로 언론과 대중문화가 유포하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의 기준과의 연관성이다. 완벽함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는 종종 개인을 영원한 불만족의 길로 이끌어 불안정과 부적절함의 악순환을 촉발한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악화시켜 필터와 사진 편집 도구가 현실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더욱이 미용 성형수술의 일반화는 진정성과 자기 수용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외모가 중요한 가치를 지닌 세상에서 이러한 현상에 순응하라는 압력은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포용하는 또 다른 가치를 가릴 수 있다. 성형수술이 인지된 결점에 대한 일시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사회적 기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내면에서 나온다. 많은 사람이 성형한 사람을 정확하게 구별해 내는 것을 보았는데 뭔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부자연스러운 사람은 일반적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게다가 마용을 위한 성형수술을 했다는 자체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성형수술을 둘러싼 논의는 수술실을 훨씬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가 외모에 집착하는 사회에서 뿌리 깊은 아름다움, 정체성, 자기 가치에 대한 개념에 직면하도록 강요한다. 신체적 변화의 매력은 매력적일 수 있지만, 진정한 해방은 우리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진정성의 아름다움을 축하하는 데서 온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세상에서 아마도 가장 급진적인 자기 사랑의 행위는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법을 배우는 자세일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정의를 위해 노력할 때, 우리의 가치는 신체의 윤곽이 아니라 우리 성격의 깊이와 마음속 연민에 의해 평가받음을 기억하자.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 약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공법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화학 박사학위 취득

서울시 영등포구청 인권위원회 위원

사)서울시 아동공공생활 지원센터 운영위원

현)동덕여자대학교 교양 대학교수

 현)뉴스워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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