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가 1억원 고지 눈앞…4월 반감기까지 기대 심리 고조
시장 변화도 감지…“가격 변동성 주의” 권고 속 3~4월 하락 예상도

비트코인 상승세가 매섭다. 5일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9700만원선까지 터치했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 상승세가 매섭다. 5일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9700만원선까지 터치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비트코인이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원화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역대 최고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천장 없이 오르고,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5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7560달러(약 9018만원)를 기록했다. 전날과 비교해 약 8% 상승한 수치다. 이날 업비트 기준으로는 오전 8시 4분경 9510만원을 기록했으며, 오전 10시 52분경엔 9700만원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염원하던 ‘1억원 고지’가 코앞인 상황이다.

한동안 숨죽였다가 지난해 연말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에 상승을 시작한 비트코인은 파죽지세로 2월 말 7000만원, 8000만원선을 돌파했고 이달 들어 숨고르기에 나서며 8000만원 초반대를 유지하다 또다시 급등랠리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ETF는 지난 1월 11일 거래를 시작한 뒤 자금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비트코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등장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먼트 등을 통해 순유입된 금액은 73억5000만달러(약 9조7865억원)에 이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K33 리서치를 인용, 블랙록자산운용 등 11개 펀드가 보유한 비트코인 현물이 30만3000개, 180억달러(약 24조원) 규모에 달한다면서 비트코인 ETF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오는 4월 있을 반감기도 비트코인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비트코인의 블록당 채굴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4년 만에 찾아오며 이번엔 4월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반감기까지 남은 블록은 7083개로 반감기에 비트코인 채굴 보상은 4월부터 블록당 3.125개(현재 6.25개)로 줄어들게 된다. 공급이 줄어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반감기가 찾아왔던 지난 2012년, 2016년, 2020년에도 비트코인은 큰 폭으로 오른 바 있다.

전문가들의 낙관적 전망도 비트코인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올 연말 신고가 경신도 가능하다”고 전망하면서 “다가오는 반감기와 이더리움(ETH) 덴쿤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업계의 훈풍에 힘입어 추가 가격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10만달러 돌파를 전망했던 스탠다드차타드는 또다시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과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가상자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런가 하면 비트코인 상승보도에 단골로 등장하는 낙관론자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도 비트코인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넘길 것이란 예상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SNS를 통해 15만달러(2억원)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SNS에 “비트코인이 가짜 화폐에 해당하는 달러를 압도하면서 돈의 진정한 가치를 회복시키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끝모를 상승곡선에 다양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밈코인’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4일 비트코인이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도지코인(DOGE), 시바이누(SHIB), 페페(PEPE), 봉크(BONK), 도그위프햇(WIF), 플로키(FLOKI) 등 밈코인 시가총액 상위 6개 종목이 일제히 폭등했다. 특히 이들 밈코인은 1주 동안 평균 233.54% 상승하며 비트코인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 밈코인은 고위험 고수익 대표종목이지만 가상자산 시장 전체를 이끌 정도의 자본 유입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을 주의할 필요가 있는 종목으로 분류된다.

비트코인이 2월 28일 원화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2월 27일 빗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이 2월 28일 원화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2월 27일 빗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대체불가토큰(NFT) 시장도 비트코인의 훈풍을 탔다. 미국 가상자산 매체 크립토폴리탄은 2월 마지막주 글로벌 NFT 시장 거래액이 4억1238만 달러(약 5488억원)로 1주 만에 35%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업계도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NFT 거래도 활성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기반 NFT 거래량은 전주보다 103% 증가한 1억5482만 달러(약 2060억원) 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더리움 기반 NFT 거래가 1억5394만 달러(약 2048억원)로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비트코인 현물ETF 상품 출시 요구도 계속 늘고 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수석 분석가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미국 대형 금융기관 고객들의 요청이 급증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고객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투자를 지원하고, 웰스파고가 투자 자문인 및 온랑니 플랫폼을 통한 시장 참여 방법을 개설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모건스탠리 역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자사 펀드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제휴에 관심을 보이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들은 가상자산을 둘러싼 자금세탁 악용 등 부정적 이미지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해 실명계좌 제휴를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수수료 수익 및 고객 확보 등 차원에서 가상자산 실명계좌 제휴를 고려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업비트와 제휴한 케이뱅크의 경우 가상자산 호황기였던 2021년 292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은행계좌를 통해 원화를 입출금하면 가상자산실명계좌를 발급해준 제휴 은행에 건당 300~1000원 정도가 지급되는 구조”라면서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가상자산실명계좌 제휴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어 관심을 갖는 은행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가상자산에 대한 보수적 태도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부정적 인식이 가시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성장한다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비트코인 상승세가 곧 보이지 않는 천장에 닿아 추락할 것이라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월가의 대표적 비트코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비트코인이 신고점에 도달하기 전에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조정이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 중반까지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JP모건도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4월의 행복이 가라앉으면,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좀더 빠르게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권고도 잇따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하세가와 유야 비트뱅크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3월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앞으로 조정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고 크다. 다음 달까지 상승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지만, 시장이 경계심을 키우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하락 전환될 것”이라 분석했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크립토퀀트 연구 책임자 훌리오 모레노는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미실현 순이익 지표가 40%에 도달하면 가격 조정이 발생했다”며 “현재 지표가 32%까지 오른 만큼 향후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미실현 순이익이 큰 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역사적으로 3월이 위험자산에 유리한 달은 아니었다”면서 “3월에는 세금 납부를 위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계절적 요인을 담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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