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완성차 업체, LFP 배터리 채택 증가…소재도 수요 증가 예상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 성장세 가팔라…2020년 17%→2026년 47%
中기업, 광물부터 소재까지 공급망 갖춰…저가전략에 가격경쟁 쉽지 않아

SK온 ‘NEXT BATTERY’ 안내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SK온 ‘NEXT BATTERY’ 안내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K-배터리’(한국 배터리 산업) 드림팀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주요 3사(社)는 니켈(Ni·Nickel), 코발트(Co·Cobalt), 망간(Mn·Manganese)을 섞어 양극재로 만든 삼원계(NCM) 배터리에 주력했다.

최근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배터리 시장에서 리튬인산철배터리(LFP·Lithium iron phosphate)가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을 위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NCM 배터리를 넘어 LFP 배터리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LFP 배터리 시장은 이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어 시장 진출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증가와 더불어 LFP 배터리 시장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해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지난 2020년 11%에서 이듬해 25%, 2022년 31%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NCM 배터리를 넘어 점유율이 60%를 상회할 것으로 봤다.

지난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17%에서 2023년 37%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올해는 41%로 확대될 것으로 봤고 2026년 47%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솔루션 안내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삼성SDI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솔루션 안내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상승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손꼽았다.

테슬라, 포드, 현대차, 폭스바겐 등은 이미 자사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고 적용 모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제너럴모터스(GM)를 시작으로 BMW, 벤츠, 스텔란티스, 리비안 등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LFP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소재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 3곳은 모두 LFP 배터리 기술개발과 양산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사들 역시 LFP 양극재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배터리 제조사들과 제품 생산을 논의하는 등 LFP 배터리용 소재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LFP 양극재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양극재 제조사뿐 아니라 동박 제조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LFP 양극재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홈 에너지 설명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 홈 에너지 설명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시장성을 보면 수요가 탐나지만 시장 진출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오랜 기간 LFP 배터리를 생산해 온 중국의 CATL, BYD, CALB, 궈시안(Guoxuan) 등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내 광물부터 소재까지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또 LFP를 중국 기업의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CATL은 삼원계 배터리와 LFP 장점을 혼합한 M3P 배터리를 지난해부터 생산 중이다. M3P는 LFP의 저렴한 가격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주행거리를 늘렸다. CATL은 이 배터리를 15분간 1회 충전하면 7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LFP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는 시점인 2026년에 중국 기업이 이미 LFP로만 절반에 가까운 배터리 시장을 섭렵한 상황이다. 또 중국은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어 이들과 가격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마진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배터리 업계에서는 LFP 양극재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가 향후 수요 증가로 인해 기회의 땅인 것은 맞다. 시장성의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가 LFP 배터리로 시장 진출이 늦은 것 또한 사실이다”며 “먼저 시장을 선점한 중국의 저가 정책은 부담스럽고 뒤늦은 진출에 승산이 있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장 수요가 있는 LFP 배터리뿐만 아니라 소비자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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