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플레저 트렌드 강세…유통업계, 제로 슈가 상품 출시 활발
탄산음료 위주에서 맥주·디저트·치킨 등 제품군 다양화

제로 트렌드가 한 철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의 제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제로 트렌드가 한 철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의 제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뉴스워치= 손규미 기자]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에 ‘제로 트렌드’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라인업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탄산음료에 국한됐던 제품 범위가 다양한 상품과 사업군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마켓링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924억원에서 2022년 3683억원으로 2년 새 4배가량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국내 식음료업계는 제로 음료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발맞춰 신상품 출시뿐만 아니라 기존 스테디셀러를 제로 제품으로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선두주자는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펩시 제로 슈거’와 ‘칠성사이다 제로’를 출시한 이후 꾸준히 제로 음료 제품군을 확대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탐스 제로’, ‘핫식스 제로’, ‘밀키스 제로’ 등의 제로 음료를 선보였다. 2022년 출시한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경우 7개월 만에 1억병 넘게 판매되며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제로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롯데칠성음료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3조2247억원, 영업이익 2017억원을 기록하면서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는 국내 종합음료기업 중 최초로 2011년 2조원 달성 이후 12년만의 성과다. 향후에도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제품 라인업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 음료 인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밀키스, 펩시, 칠성사이다 등 대표 브랜드의 제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게토레이, 트레비 토닉워터 등도 제로 음료로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고 제로 음료 저변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도 제로 음료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코카콜라 제로’, ‘코카콜라 제로 레몬’ 등의 제로 콜라를 출시한 이후 환타 브랜드를 내세운 ‘환타 제로 포도향’, ‘환타 제로 파인애플향’, ‘환타 제로 오렌지향’을 선보였다. 이달 20일에는 코카콜라 제로 한류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식음료업계 내 제로 음료 인기는 탄산 음료뿐만 아니라 차음료(유당차), 스포츠음료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가 확장되며 인기를 더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식품은 기존 ‘초록매실’과 ‘자연은 알로에’의 제로 버전을 내놨고, 코카콜라는 스포츠음료인 파워에이드의 제로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 29년 만에 홍차 음료인 실론티의 제로 버전인 ‘실론티 레몬 제로’를 선보였고, 동원F&B는 보성홍차 아이스티 제로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제로 열풍은 식음료업계를 넘어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탄산음료와 같이 한정적인 범위 내에서만 출시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상품과 사업군에서도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제로 슈가와 저칼로리 등을 강조해 ‘카스 라이트’를 리뉴얼해 출시했고, 롯데웰푸드는 2022년 무설탕 디저트 ‘제로(ZERO)’를 선보이고 관련 카테고리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쿠키, 젤리 등의 제품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 등 빙과 3종 등을 확충했다. 올해는 관련 사업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제로 브랜드 모델로 걸그룹 뉴진스를 기용했다.

이밖에도 제로 치킨이나 요거트, 젤리 등 다양한 제로 슈가 제품이 출시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같이 식음료업계가 앞다퉈 제로 슈가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주요 수요층인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기존 재료인 설탕을 인공 감미료로 대체해 단맛을 유지했다는 점도 해당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대와 함께 제로 음료가 기존 당을 넣은 오리지널 제품에 견줄 만큼 매력적인 맛으로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키고 있다"며 "건강 지향 트렌드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규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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