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주총서 선임 안건 통과 시 본격적인 ‘장인화 체제’ 출범
‘정통 철강맨’으로 포스코 핵심 캐시카우 ‘철강산업’ 강화 이견 없어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배터리 소재 사업 집중도 떨어지는 점은 우려

포스코센터 사옥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포스코센터 사옥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이 40여일에 걸친 절차 끝에 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정통 철강맨’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을 선정했다.

다음달 21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해 본격적인 임기가 시작된다. 장 전 사장이 10대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하게 되면 임기는 오는 2027년 3월까지다. 3월 ‘장인화 체제’ 출범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했으며, 내부 및 외부 출신 후보자들을 접수해 점차 압축해 나갔다.

이후 최종 후보군으로 6명(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선정한 뒤 이달 7일부터 이틀에 걸쳐 최종 후보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했고 8일 포스코홀딩스는 곧장 임시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그동안의 순혈주의를 깨고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장 전 사장이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포스코 수장으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셈이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오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연합뉴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최종후보에 오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연합뉴스

후추위는 “장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 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수행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장 전 사장에게 남은 시간은 한 달여다. 다음달 정기주총에서 마지막 절차를 밟게 된다. 관건은 적정성 등을 둘러싼 잡음과 반발 없이 무사히 정기주총 의결을 통과하느냐다. 포스코 수장으로 핵심 사업인 철강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가 눈 앞에 떨어졌다.

장 전 사장의 장점은 명확하다. ‘정통 철강맨’으로서 철강산업에 대해 잘 알며 철강 사업에 특화돼 포스코의 핵심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 사업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출신인 그는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한 후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철강생산본부장, 철강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포스코 재임 시절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했고, 국내 기업 최초 세계경제포럼(WEF) 등대공장 선정을 주도했다.

이미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각 사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룹의 중추인 철강 사업의 수장에는 ‘철강맨’ 이시우 현 사장(64)을 유임시켰다.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부사장(60)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 사장(62)이 포스코이앤씨 사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62)이 포스코퓨처엠 사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각 사는 다음달 열리는 회사별 주주총회를 통해 CEO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포스코센터 사옥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포스코센터 사옥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반면 우려되는 부분도 명확하다.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 및 원료 중심의 사업구조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기여했지만, 실질적인 재무적 성과는 부족하다. 장 전 사장이 철강 전문가인 만큼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해외 호화 이사회 등 수사도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신임 회장 선출을 주도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호화 출장 논란으로 뭇매를 맞는 만큼 장 전 사장의 회장 취임에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지 시선이 끌린다.

장 전 사장은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뿐 아니라 앞서도 고발된 상태였다. 회장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만약 남은 한 달여 사이에 수사 관련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향후 행보는 알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내부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기주총 전까지 국민연금의 직간접적인 입장 표명이 나오게 될지,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표를 던지게 될지 등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앞으로 포스코의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은 포스코 출신으로 포스코 및 철강 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두 말할 필요가 없고, 다양한 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했던 베테랑인 만큼 마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우려도 떨칠 것으로 예상해 본다”며 “다만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도덕성 문제, 노조와의 대화 등 안팎 잡음이 산적해 있어 불거진 회사 안팎의 혼란을 수습하고, 철강 시황 악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몰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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