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미소녀의 만남...홈페이지 접속량 급증·굿즈 품절 등 흥행 ‘청신호’
블루 아카이브 IP 확장세...이디야커피 3800개 유통망 만나 ‘날갯짓’

이디야커피 외벽에 붙은 블루 아카이브 포스터. 사진=정호 기자
이디야커피 외벽에 붙은 블루 아카이브 포스터. 사진=정호 기자

[뉴스워치= 정호 기자] 약 420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인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 국내에서 선두를 달리는 점포수를 가진 이디야커피의 이색 협업이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게임과 커피, 두 업계의 만남은 굿즈 품절과 주말을 뛰어넘는 매출 견인이라는 ‘윈윈’ 효과로 이어졌다.

22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와의 협업은 오는 3월 18일까지로 예정됐지만 행사 첫 날부터 점포별 평균 매출은 30%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이디야커피 점주 A씨는 “우리 매장의 경우 매출이 기존 일일 매출과 비교해서 20% 이상 늘었다”며 “배달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 수까지 합하면 주말 매출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앞서 커피 프랜차이즈와 서브컬처 게임의 콜라보레이션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게임과 협업이 이뤄지는 상품은 주요 소비층이 20·30대로 동일한 스낵(과자)·프랜차이즈 제품·편의점 즉석식품 등이 해당됐다. 주로 아기자기한 생김새를 갖춘 캐릭터나 대중성을 갖춘 MMORPG와 협업이 활발했으며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빵 ▲넥슨 메이플스토리와 이삭토스트 협업 ▲웹젠의 뮤오리진3과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등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앞서 이디야커피에서도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로스트아크는 블루 아카이브와 비교하면 대중성과 인지도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스트아크는 대중성을 갖춘 MMORPG 중에서도 약 10년간 서비스된 장수 게임이다. 반면 블루 아카이브는 ‘미소녀’들을 모아 전투를 진행하는 RPG 장르로 서비스 기간도 이제 막 3년차로 접어들었을 뿐이다. 더군다나 특정 유저만 즐기는 ‘서브컬처 게임’의 장르적인 한계상 협업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해 보였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디야커피는 고객에게 새로움과 즐거움을 전할 수 있다면 업종과 무관하게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데 늘 열려 있다”며 “블루 아카이브와의 만남이 신선함과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블루 아카이브의 청량한 분위기가 이디야커피와 부합해 협업 특별 패키지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양측의 협업은 홈페이지 폭주 및 매출 신장이라는 성과로 예상을 뒤엎었다. 이디야커피는 ‘이디야 멤버스’ 앱을 통해 한정판 굿즈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캐릭터 아크릴 스탠드 5종 세트’를 선보이며 물량 1만개를 마련했고 3시간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굿즈가 판매되는 동안 유저들의 접속 폭주로 앱과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상황도 겪었다.

블루 아카이브와 이디야의 다른 협업 포스터. 사진=정호 기자
블루 아카이브와 이디야의 다른 협업 포스터. 사진=정호 기자

품절된 협업 상품은 충전형 선불형 카드인 ‘블루 아카이브 기프트카드’도 마찬가지다. 카드 뒷면에 있는 쿠폰 번호를 통해 게임 내 아이템과 교환할 수 있어 유저들을 이디야커피 매장으로 몰려들게 했다. 이디야커피 점주 B씨는 “이벤트 첫 날부터 블루아카이브 유저들로 당일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며 “카드는 이때 다 매진돼 재입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흥행의 주된 이유로는 커피의 대중화와 블루 아카이브의 유저 충성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넥슨 관계자는 “블루 아카이브에서도 일부 캐릭터가 커피를 즐겨 마시는 등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며  “일상에서도 커피는 친숙한 음료인 만큼 협업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언급했다.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2위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에만 전국 커피음료 점포 수는 9만3000개를 돌파했다. 그 규모는 전국 편의점과 비교해도 2배 상회한다. 지난 2022년 공개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커피전문점 중에서도 스타벅스보다 2배 많은 3800개의 점포 수를 갖췄다. 전국적으로 넓게 분포된 이디야커피의 인프라가 블루 아카이브 유저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는 블루아카이브가 출시일인 2021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년간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총매출 5억달러(한화  660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 6일 발표했다. 앞서 넥슨게임즈는 블루아카이브의 사업 역량을 굿즈와 애니메이션 등과 연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디야커피를 IP 확장을 위한 파트너로 선택했고, 이같은 전략이 흥행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디야커피는 새로운 이색 협업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디야커피는 게임, 캐릭터, 아트산업 등 다양한 트렌드와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