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식품업계, K-소스 인기에 국내외 시장 확대 잰걸음
고물가 기조에 가정 간편 취식·1인 가구 증가도 성장 요인

교촌에프앤비는 국내 소스 시장 공략을 위해 'K1 소스' 6종을 출시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는 국내 소스 시장 공략을 위해 'K1 소스' 6종을 출시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뉴스워치= 손규미 기자] 식품업계가 ‘소스’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스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K1 핫소스 3종'과 'K1 가정용 치킨소스' 3종 등 총 6종의 소스를 출시했다. 교촌에프앤비는 글로벌 종합 식품외식기업 도약을 위해 국내 소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 아래 이들 6종 소스를 전국 이마트를 통해 단독 판매한다.

교촌에프앤비는 소스 사업을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권원강 회장은 지난 2022년 말 회장 복귀 당시 소스 사업을 글로벌, 친환경, 플랫폼 등과 함께 미래 비전의 4개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바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집에서 한국음식을 조리해서 먹는 등 한국식 소스에 대한 해외 고객들의 관심도도 덩달아 커진 상황”이라며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글로벌 소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들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대상 또한 김치, 김, 간편식과 함께 소스를 4대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한국 전통 장류를 활용한 소스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국내 소스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삼양식품의 불닭소스 시리즈다. 삼양식품의 소스 사업은 불닭볶음면 인기에 기반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삼양식품은 액상스프를 따로 판매해달라는 소비자 요청에 부응해 불닭소스를 정식 출시했다. 이후 까르보불닭소스, 불닭마요소스 등을 추가로 선보이며 소스 사업을 확장해오고 있다. 올해는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불닭소스 제품을 중심으로 한 소스 사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해외시장에서 매운맛에 대한 트렌드를 견인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불닭볶음면뿐만 아니라 이를 응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바 소스류 판매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농심은 비빔면 소스인 ‘배홍동 만능소스’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출시했다. 팔도는 자사의 비빔면 인기를 바탕으로 출시한 ‘팔도비빔장’으로 소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팔도비빔장은 2017년 출시된 이후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식품업계가 소스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푸드의 인기에 있다. 가요,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푸드 시장에서 위상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류 돌풍에 힘입어 코카콜라가 새로운 제로 제품의 라인업 패키지를 한글로 구성하는 등 식품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K-푸드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식품업계가 글로벌 소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불닭볶음면이나 떡볶이, 불고기 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해외에서는 관련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 고민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소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소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글로벌 소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69억달러(48조5400억원)에서 2022년 389억달러(51조1700억 원)로 증가했다. 국내 소스류 수출액은 2016년부터 연평균 13.2% 성장해 2020년에는 2374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소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대로 추산된다.

코로나19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으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1인가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도 국내 소스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이 집에서 간편하게 취식하는 경향이 늘기도 했고, 이전에는 고추장, 쌈장 등 소스의 종류나 활용 방법이 제한됐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가 늘면서 해당 소스의 종류도 증가하고 활용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업체들도 이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시장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규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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