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기차·배터리 등 업계에서 美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 가능
2020년 트럼프 재임 시절 USMCA 체결…북중미 수출 유리
미국 인접국·인건비 저렴…트럼프 재집권해도 리스크 크지 않을 듯

멕시코 국기. 사진=픽사베이
멕시코 국기. 사진=픽사베이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멕시코가 국내 수출업계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글로벌 무역 재편 속에 글로벌 공급망 관점에서 미국의 최대 파트너로 부상 중이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의 인접국인 데다 인건비도 저렴한 편이어서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에서 4756억달러(635조4016억원) 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는 2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중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대미 최대 수출국가로 올라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77·Donald J. Trump)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시기인 지난 2020년 7월 1일 미국·멕시코·캐나다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이 체결돼 2021년 7월 1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미국·캐나다·멕시코는 북중미 경제 권역으로 묶일 수 있게 됐다. 이는 멕시코를 통한 대미 수출길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됐다. 여기에 더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신설 또는 증설하려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미국·멕시코·캐나다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실제 멕시코는 조 바이든(81·Joe Biden) 미 행정부가 북미산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를 시행한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생산국이 됐다. 이미 우리나라의 멕시코 투자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의 영향에도 멕시코에 연간 6억달러(8016억원) 이상 투자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멕시코의 일곱 번째 주요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주요 한국 기업의 멕시코 설비 투자를 살펴보면 범LG가인 LT그룹 계열사 LT정밀은 북미 전기차 수요 대응을 위해 멕시코에 전기차 열관리 부품 공장을 짓기로 하고 조만간 착공할 예정이다. 현대포리텍은 멕시코 사카데카스에 2000만달러(267억1000만원)를 투자해 전기차 모터, 플라스틱 사출 부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대동도어, 엘암인프라오토는 각각 3400만달러(454억700만원)을 투입해 멕시코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HL만도, 한온시스템 등 국내 50개 업체가 공장을 세웠고 증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전망도 밝은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산업단지협회(AMPIP)는 2023년 하반기~2024년 상반기 자동차·전자·기계 등 제조업 생산시설용 부동산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80%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는 자동차를 연간 351만대(2022년 기준) 생산한다. 멕시코가 자국에 부품 공장을 건설하도록 유도하면서 국내 부품 업계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배터리 자동차 산업 역시 미국 시장에 대응 하기 위해선 멕시코 진출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북중미 역내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사슬)이 강화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멕시코를 거점으로 한 산업별로 수출 전략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이제 북중미 권역에서 수출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멕시코를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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