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일정 변경 후 17일 첫 개최…주요 계열사 CEO 참석해 경영 현안 공유
최창원 SK수펙스 의장 주재…중복 사업 정리·신규 사업 발굴 등 주요 의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 U타워 입구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 U타워 입구 전경.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SK그룹의 최고경영책임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들이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등 3고(高)로 인한 복합위기 상황의 전 세계적 확산 등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의 해법을 찾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나섰다.

18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정례회의 ‘전략글로벌위원회’가 토요일로 회의 일정을 변경한 뒤 17일 처음으로 열렸다.

SK그룹이 경영진 회의를 토요일에 연 것은 지난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날 SK그룹은 수도권 모처에서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59)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계열사 CEO 등 임원진 6∼7명가량이 참석해 최근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대내외 경영환경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중복 사업 정리, 신규 사업 발굴 등이 주요 의제로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글로벌위원회는 이전까지 매월 1회 평일에 회의를 열었지만,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은 뒤 내부 논의를 거쳐 격주 토요일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최 의장은 SK그룹의 비주력 사업을 두고 ‘고강도 쇄신’ 의지를 보여왔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지난해까지 그룹의 주요 신사업 분야에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경각심을 높인다는 취지로 주말 회의를 재도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힘을 주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전략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 현장을 찾은 최태원(63)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개막 첫날부터 자사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 부스를 순회하며 AI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올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경영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했다.

SK그룹 CEO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계열사 차원에서도 이석희 SK온 사장이 흑자 달성 때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히며 임원들에게는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하는 등 조직 내 긴장감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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