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국회의사당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18일 오전, 국회의사당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정치(政治)는 생물(生物)이라고 하지 않은가? 상황에 맞게 유연(柔軟)하게 움직여야 살아남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판 생리다. 어제의 동지(同志)가 오늘의 적(敵)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정치는 알 수 없다.

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선거(총선·總選)가 치러진다. 4년 주기로 치러지는 총선이 오늘(2월 18일) 기준으로 52일 남았다. 선거철이 본격화되면서 ‘배신(背信)의 계절(季節)’이 도래(到來)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금배지를 얻고자 하는 각자의 꿈을 향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을 만들며 분주(奔走)한 모양새다. 그야말로 이해타산(利害打算)에 따라 충성(忠誠)과 배신이 난무(亂舞)하는 계절인가 보다.

배신의 정치가 자주 언급(言及)된 시점(時點)은 지난 2015년 6월 25일 국무회의(國務會議)에서 박근혜(72) 대통령의 발언(發言)이 파생(派生)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유승민(66) 새누리당(전 국민의힘) 원내대표(院內代表)는 결국 7월 8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또 ‘진박 감별사’ 논란과 함께 유 원내대표의 공천 탈락(公薦 脫落)과 무소속 출마(無所屬 出馬), 김무성(73)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파동(玉璽 波動)’ 등을 촉발(觸發)하면서 결국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패배(敗北)하게 됐다. 

특히 6선 의원을 지낸 김무성 전 대표는 돌연 국민의힘 총선 공천(公薦) 신청을 철회(撤回)하며 총선 불출마(不出馬)를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내 역할은 끝났고 후배(後輩)들에게 길 열어주겠다”며 최근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정치권(政治圈) 상황을 살펴보면 총선을 앞두고 갈수록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대전 유성 을을 지역구로 둔 이상민(66) 국회의원(國會議員)은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脫黨)해 국민의힘에 입당(入黨)하면서 이번 선거(選擧)에서 단수 공천(單數公薦)을 받아 6선에 도전하게 됐다.

배신과 배반의 아이콘이 된 이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所屬)으로 유성구에서 당선돼 국회(國會)에 입성했다. 2008년 자유선진당, 2012년 민주통합당(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黨籍)을 옮긴 데 이어 이번에 다시 한 번 국민의힘으로 적을 옮기며 여당(與黨)과 야당(野黨)을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바꾸게 됐다.

또 더불어민주당으로 배지를 단 박종길(66) 달서구 구의원이 “국민의힘 유영하 후보 지지”를 선언(宣言)하며 탈당했다.

아울러 2017년 이른바 ’친문(親文) 패권주의(覇權主義)‘를 비판하며 탈당한 뒤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국민의힘을 거치며 ‘반문’(反文) 활동을 펼쳤던 이언주(51) 전 의원은 7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에 복당(復黨)을 선언했다.

이밖에 제3지대 ‘빅텐트’의 등장 역시 정치권 이합집산(離合集散)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게 만들었다. 신당창당(新黨創黨)과 합당(合黨)을 통해 소속 정당(政黨)의 등에 칼을 꽂는 ‘배신의 계절’이 시작됐다.

이낙연(72)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이준석(39) 개혁신당 대표, 조응천(62)·이원욱(61) 원칙과상식 의원, 금태섭(57)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57) 한국의희망 대표, 류호정(32) 전 정의당 의원 등은 이미 탈당, 창당, 합당의 과정을 겪으며 배신 프로세스(process)를 보여줬다.

정치권 내 배신의 정치에 대한 피해(被害)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결국 정치에 대한 혐오(嫌惡)를 키워 정치에 대한 무관심(無關心)으로 이어져 올바른 선택을 방해할 뿐이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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