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객 증가 따라 환전수요 급증…외환 시장 집중하는 금융사들
트래블로그·트래블월렛 주도하던 시장에 토스뱅크·신한은행 합류…경쟁 은행들도 준비 중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전 무료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전 무료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금융업계도 이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환전수요가 급증하면서 외환시장에서의 경쟁은 점점 가열되고 있으며, 해외에서의 편의와 안전에 집중한 결제 및 보험 등 서비스도 확장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이 14일 출시한 ‘SOL트래블 체크카드’.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이 14일 출시한 ‘SOL트래블 체크카드’. 사진=신한은행

14일, 신한은행이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세계 30종 주요 통화환전시 환율 우대 100% 혜택을 담았고,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는 50% 환율 우대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해외에서 결제할 때 1.2%, 해외ATM으로 현금을 인출할 때 건별 3달러와 1%의 인출 수수료과 부과됐지만, 해당 카드를 이용할 시 해외 결제 및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가 면제돼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또 전 세계 1200여개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상·하반기 각 1회), 마스터카드 트래블 리워드 서비스(25개국 400여개 가맹점 캐시백 최대 10%) 혜택 등을 담는가 하면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베트남 그랩 및 롯데마트 5% 할인, 미국 스타벅스 5% 할인 등 방문 국가별 혜택도 촘촘히 담았다. 보유 중인 외화에 대해 특별금리를 적용하고, 국내에서도 편의점, 대중교통 이용 등에 할인을 적용해 이용 영역을 국내까지 확장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면서 혜택이 다양해졌고, 반응은 곧장 나타났다. 출시 첫날인 14일 거래자가 몰리면서 발급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지연 현상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외환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핀테크 서비스 트래블월렛과 하나금융그룹 트래블로그가 환전무료 시장의 양대 산맥이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지난달 환전 및 재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며 뛰어들었고 신한은행의 ‘SOL트래블 체크카드’도 경쟁에 동참했다. 이들 금융 서비스는 각각 다른 매력으로 해외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트래블월렛
사진=트래블월렛

우선 트래블월렛은 가성비를 따지는 MZ세대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받으며 환전 무료 시장을 키웠다. 트래블월렛은 원화를 외화로,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모두 수수료가 무료라는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별도 계좌개설 없이 자신의 은행 계좌와 연결해 환전을 할 수 있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 국내은행계좌, 신분증이 있는 만 17세 이상 가입자는 자체 앱을 통해 연결 은행을 선택하고 정보를 등록한 뒤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만 횟수 상관없이 충전할 수 있다.

비자(VISA) 공식 라이선스로 전 세계 비자 가맹점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1회 ATM 출금 가능 한도는 400달러, 하루 1000달러, 월 최대 2000달러다. 한도를 넘을 시에는 2%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다만 트래블월렛은 최소 충전 한도가 달러기준 10달러부터이며,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오직 해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여행 때만 여권과 함께 꺼내게 되는 카드인 셈이다.

트래블로그. 사진=하나금융
트래블로그.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에서 출시한 트래블로그는 출시 1년 반만인 지난해 말, 누적 환전액 1조원을 넘었고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트래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하나카드는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시중은행에서 출시한 만큼 신뢰도가 높은 창구로 꼽히는데 26종 통화 충전이 가능하고 달러, 유로, 엔화, 파운드는 충전 수수료 무료이며 그밖의 통화는 올해 연말까지 무료 환전 이벤트 대상이다. 트래블로그 역시 200만원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연간 최대 충전 한도는 10만달러다.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결제와 ATM 이용이 가능하고, ATM 출금 한도는 1회 1000달러, 일 6000달러, 월 1만달러까지 가능하지만 ATM 수수료도 한도에 포함된다. 특히 미리 환전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하나은행 결제계좌와 연동해 부족한 금액만큼 자동충전이 가능하다.

더욱이 국내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최근엔 대중교통이나 편의점 통신요금 결제 시 5% 적립 혜택(전달 실적 조건 충족 시)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혜택도 강화됐다.

트래블로그 카드는 서울·수도권 39개 지점 포함 전국 하나은행 점포에서도 발급이 가능하지만 트래블로그를 이용하기 위해선 하나은행, 하나증권, 저축은행 중 1개 계좌가 필요하고, 하나머니 앱 가입도 필요하다. 또 남은 외화를 원화로 환급 시 1% 수수료가 차감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환전시장에 뛰어든 토스뱅크는 달러부터 유로, 엔화, 파운드 등 지원하는 17개 통화 환전 수수료가 모두 무료다. 다른 서비스들은 일부 주요 외화만 무료 환전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토스뱅크 환전 서비스의 완전 무료화는 큰 강점이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토스뱅크 앱에 접속 후 토스뱅크 외화통장 만들기를 누르고 신분증 등록을 하면 되고, 카드도 바로 발급이 가능하다. 기존 보유 중인 국내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외화 통장과 연결 시 해외 결제 및 마스터 가맹점 ATM 출금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하며, 최대 환전 가능 금액도 월 30만달러까지 가능하다. 1회 입금 한도는 1000만원으로 제한되며,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할 때 원화통장에서 실시간 환전이 가능하다.

다만 본인 명의 토스 원화 통장에서만 송금이 가능하고, 다른 은행 또는 해외로부터 송금된 외화 입금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사진=카카오페이
사진=카카오페이

플랫폼 기업들도 해외여행에 초점을 맞춘 금융서비스로 해외여행객들의 편의를 제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가입자가 마음대로 설계 가능한 여행자보험으로 해외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존 여행자보험은 보장 조정이 불가하고 책정된 가격대에 따라 선택하는 정도였지만, 카카오페이는 가입자가 필요한 혜택만 챙길 수 있는 ‘마음대로’ 설계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상 상황 등 이유로 잦은 지연이 벌어지는 것에 대비해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됐을 때 보장을 받는 390원짜리 보험 가입이 가능하며, 소지품이 파손됐을 때를 대비해 1850원짜리 보험 가입으로 40만원의 휴대품 손해 보장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무사고로 귀국할 시 보험료 10%도 돌려준다. 기존 해외여행보험과 차별화하면서 기업 자체 이익을 줄이고 가입자 편의를 높인 것이다. 

사진=네이버페이
사진=네이버페이

그런가 하면 네이버페이는 각종 가입 및 카드 발급 등이 필요한 금융서비스와 달리 앱 그대로 해외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사용하던 네이버페이 앱 그대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실물카드인 네이버페이머니카드도 있지만 해당 카드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에도 휴대전화로 결제가 가능한 것이다. 네이버페이 현장 결제가 제공되는 해외 국가·지역은 총 65개에 이른다.

특히 네이버페이머니카드는 실적 조건이나 한도 없이 해외 결제 금액의 3%를 적립해주며, 이달 말까지는 해외 결제수수료도 전액 포인트로 환급해준다. 때문에 환율 차이가 크지 않은 국가의 경우 해외 결제 후 돌려받는 포인트를 고려하면 환전보다 네이버페이가 유리할 수 있다.

이번 설 연휴에만 100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났고, 올해 1분기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해외여행에 대한 금융서비스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해외여행 및 환전과 관련해 특화된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기존 출시 은행들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으로 기존 외화통장인 ‘우리 외화바로예금’에서 달러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빠르면 올 상반기 중 환전 수수료를 없애고, 해외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카드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KB국민은행도 환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외화 통장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으며, NH농협은행도 외화 통장을 해외 이용 결제 계좌로 사용할 수 있는 환전 수수료 우대 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토스뱅크 뒤를 이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한층 다각화된 서비스 마련이 경쟁 판도를 가를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수요에 발맞춘 금융서비스는 환전 무료에서 국내 혜택, 현지 할인 혜택, 결제 시 부족금액 자동환전 시스템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결제 지역 및 가맹점 확대라든지, 불안정한 해외 인터넷환경에서도 수월하게 이용이 가능한 모드 전환 등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해당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체크카드의 경우 최대 외화 보유 한도가 200만원으로 제한돼 있어 소비자들이 이용하며 불편한 상황들이 적지 않다”며 “여행객들의 소비력, 고물가 등 현실을 반영해 한도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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