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고물가 속 가성비·캐릭터 내세워 마케팅 경쟁 치열

발렌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초콜릿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발렌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다양한 초콜릿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손규미 기자] 편의점, 대형마트, 식품업계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고물가 분위기 속에서 첫 ‘데이마케팅’의 첫 단추 꿰기에 나섰다. 지난해 빼빼로데이 때는 주말과 고물가 등 악재가 겹쳐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중저가와 캐릭터를 내세워 고객과의 접점을 좁히고 있다.

편의점 3사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주요 키워드로 ‘가성비’와 ‘캐릭터’를 내세웠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1만원대의 중저가 상품으로 공략하고 인기 캐릭터로 눈길을 끌어 이전 빼빼로데이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편의점업계는 연중 최대 대목인 ‘빼빼로데이’ 특수를 기대했으나 고물가와 강추위, 주말 등 악재들이 겹치며 매출이 전부 감소했다. CU는 11월 1~3일 빼빼로데이 마케팅 기간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5% 매출이 감소했고 GS25 또한 2.6% 줄어들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빼빼로데이가 주말인 토요일이다 보니 학생들이나 직장인이 출근하지 않아 판매가 줄어들었고, 그 기간 동안 반짝추위가 발생해 매출이 저조했다”며 “그에 반해 올해 발렌타인데이에는 매출지수 추이가 나쁘지 않은 걸로 봐서 판매량이 다소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을 출시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GS25는 ‘스위트 투게더’라는 콘셉트로 총 150여개의 발렌타인데이 상품을 선보였다. 이 중 약 40%가 1만원 이하 제품으로 구성됐다. 스폰지밥, 모남희, 마루는 강쥐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는 GS25 대표 알뜰 실속 쇼핑행사 ‘갓세일’과 연계해 초콜릿, 캔디, 과자 등 다양한 간식 상품 30여종을 할인한다. 예년보다 결제수단, 할인행사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다. CU는 ‘취향대로 밸런타인데이’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해 인기 캐릭터인 조구만, 토대리(개굴TV), 혀땳은앙꼬, 버터패밀리와 콜라보한 갑티슈 커버, 키링, 마우스 패드 등 상품 40여종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신종 패션 트렌드인 백꾸(가방 꾸미기)를 이번 발렌타인데이 핵심 전략으로 삼아 캐릭터 ‘빵빵이’를 비롯해 ‘양파 쿵야’, ‘디즈니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총 130여종의 기획 상품을 판매한다. 이와 더불어 누적 40만병 판매를 돌파한 세븐일레븐 인기 와인 앙리마티스 시리즈에 빵빵이를 점목시킨 ‘앙리마티스 빵빵이(카티아, 나디아)’ 2종을 발렌타인데이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발렌타인데이 마케팅은 편의점뿐만이 아니다. 이마트는 춘식이 캐릭터를 활용한 기획 상품 12종을 출시하고 오는 15일까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마트가 출시한 춘식이 기획 상품은 'ABC초콜릿', '미니 크런키' 등 인기 초콜릿 상품을 비롯해 '허니버터칩', '참붕어빵', '오예스' 등 과자류 12종이며 패키지 디자인에 춘식이를 넣어 제품 개성을 살렸다. ‘미니 자유시간 굿즈 기획’과 ‘춘식이 피크닉매트 초콜릿 기획’ 상품의 경우 춘식이로 디자인된 ‘아크릴 키링 2종’과 ‘피크닉 매트’ 등 굿즈를 동봉했다.

이번 프로모션 기간에 이마트에서 춘식이 제휴 상품을 포함한 초콜릿 전 품목(노브랜드, 페레로로쉐 콜렉션 T24 제외)을 1만·2만·3만원 이상 구매할 시에는 이마트 앱을 통해 10·20·30% 할인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되는 발렌타인 데이용 초콜릿은 할인율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일부 초콜릿 제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2% 매출이 신장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발렌타인데이 당일까지 총 300여종의 발렌타인데이 행사 상품을 최대 40% 할인가에 선보이는 '발렌타인데이 기획전'을 연다.

홈플러스는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마테즈 틴트러플 초콜릿(3종)’은 40%, ‘페레레로쉐(5종)’는 10% 할인한다. ‘엠 앤 엠즈 펀 사이즈 밀크/피넛(500g)’은 30%, ‘오리온 핫브레이크 미니 오리지널/땅콩 카라멜(715g)’은 20% 할인한 가격에 판다. ‘킨더 카드/하누타 리겔(5입)’과 ‘킨더 초콜릿(10여종)’은 모두 15% 할인한 멤버십 특가로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기념일에 함께 즐기기 좋은 이탈리아산 ‘칸티 와인(2종/750ml)’과 프랑스산 ‘뵈브 클리코 샴페인 옐로우 레이블(750ml)’은 행사 카드로 결제 시 모두 30% 할인한다.

신세계푸드는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실속 발렌타인데이 상품을 출시했다.  22일까지 전국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 '블랑제리'와 'E베이커리'에서 가성비 케이크로 '러블리 스윗 딸기'를 선보인다. 칸티 모스카토 다스티', '칸티 피에몬테 브라케토' 등 디저트 와인을 함께 구매하면 최대 30%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유통업계는 올해 화이트데이에 지난 빼빼로데이의 악영향을 만회하기 위한 ‘펜트업(용수철) 효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발렌타인데이 때 상품 판매량은 향후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으로 이어진다”며 “'데이마케팅'의 첫 시작인 만큼 고객 트렌드를 발빠르게 파악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규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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